글쓰기의 꽃, 퇴고

책 쓰기 특강 신청 중 - 1월 16일 21시

by 김형준


초고는 재료만 쌓아둔 공사장: 초고의 본질은'배설'이지'완성'이 아니다


글쓰기를 시작하는 많은 이들이 범하는 가장 큰 실수는 초고를 쓰면서 동시에 완벽을 기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초고는 건물을 짓기 위해 현장에 쌓아둔 모래, 자갈, 시멘트 더미와 같습니다. 그것들을 보고"왜 이렇게 집이 안 예쁘지?"라고 한탄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초고의 유일한 목적은 완성이 아니라 '존재'하는 것입니다.


미국 소설가 어네스트 헤밍웨이는"모든 초고는 쓰레기다"라고 단언했습니다. 이는 비하가 아니라 본질을 꿰뚫는 통찰입니다. 초고 단계에서는 머릿속에 있는 생각을 가공하지 않고 밖으로 끄집어내는'배설'의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때 검열관의 눈으로 문장을 다듬으려 하면 뇌는 멈추고 글쓰기는 고통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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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과학이 말하는 초고와 퇴고의 차이


뇌과학 연구에 따르면 글쓰기는 전두엽 피질이 주도하는데, 아이디어 생성 단계에서는 기획과 의사결정을 담당하는 영역이 활성화되고, 초안 작성 시에는 손의 움직임을 제어하는 운동피질이 작동하며, 편집 단계에서는 비판적 사고와 언어 추론을 담당하는 여러 뇌 영역이 관여합니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의 브렌다 랩 교수의 15년간 연구에 따르면, 말하는 능력과 글 쓰는 능력은 서로 다른 뇌 영역을 필요로 하며, 이는 손과 입의 협응보다 더 깊은 차원의 언어 시스템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즉, 초고를 쓸 때와 퇴고할 때 우리 뇌는 전혀 다른 모드로 작동합니다. 초고 단계에서 동시에 퇴고하려는 시도는 뇌에게 서로 다른 두 개의 악기를 동시에 연주하라고 요구하는 것과 같습니다.


스탠퍼드 대학교의 2024년 연구는 규칙적인 글쓰기 활동이 신경 가소성을 증진시키며, 특히 복잡한 사고와 기억 형성을 담당하는 전두엽 피질과 해마를 자극한다고 밝혔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단순한 손의 움직임이 아니라, 뇌 전체를 재배치하는 고차원적 작업입니다.


실전 사례: 초고의 본질 이해하기


예를 들어, 맛집 리뷰를 쓴다고 가정해 봅시다. 초고에는"진짜 맛있었다. 분위기도 좋고 사장님도 친절했다. 또 가고 싶다." 같은 평범한 문장들이 나열될 것입니다. 이것은'재료'입니다. 퇴고 과정을 거치며"입안에서 터지는 육즙이 마치 축제 같았다"거나"오래된 목재 가구가 주는 아늑함이 첫사랑의 기억을 소환했다"라는 식으로 다듬어집니다.


미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스티븐 킹은 《유혹하는 글쓰기》에서 매일 2,000단어를 쓰는 할당량을 정해두고 그것이 충족될 때까지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수정본= 초고– 10%'라는 수정 공식을 따른다고 합니다. 4천 단어 짜리 단편은 3,600단어로, 35만 단어 짜리 장편은 31만 5천 단어로 줄이는 것입니다.


기억하세요. 재료가 없으면 요리를 시작할 수조차 없습니다. 일단 쏟아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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