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통해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이 꼭 하는 말이 있습니다. "하루라도 빨리 시작할 걸"라고요. 살을 빼는 과정은 고통스러워도 원하는 몸무게가 되면 빨리 시작하지 못한 걸 후회합니다. 이 말은 굳이 다이어트에 성공하지 않아도 누구나 공감합니다. 저마다 살을 빼고 싶지만, 막상 시작하지 못하고 시작해도 얼마 못 가 포기하는 이들이 더 많을 따름이죠. 그러니 다이어트뿐 아니라 목표를 이룬 사람이 부러움에 대상이 되는 건 지극히 당연해 보입니다.
사람들은 다이어트, 책 읽기, 승진, 1억 원 모으기 등 다양한 목표를 세웁니다. 각각의 목표에는 반드시 과정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어떤 목표도 과정 없이 결과만 손에 쥐는 일은 결코 없습니다. 우리 몸이 근육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비유해 목표를 이루는 과정을 설명하곤 합니다. 복근을 만들려면 근육에 자극을 주는 동작을 반복해 손상을 입힙니다. 손상된 근육이 회복될 수 있게 휴식과 단백질을 먹습니다. 통증이 사라지면 이전보다 더 강도 높은 동작을 반복합니다. 회복된 근육이 찢어집니다. 다시 휴식과 단백질을 공급합니다. 원하는 복근이 될 때까지 이 과정을 반복합니다.
목표를 이루는 과정도 마찬가지입니다. 목표가 '100'이라면 한 달, 한 주, 하루 동안 실천할 수 있는 분량으로 나눕니다. 계단을 밟고 올라가듯 단계를 설정합니다. 처음은 1만큼 성취했다면 다음은 1+1, 2가 됩니다. 이런 식으로 누적되면서 결국 목표인 '100'에 닿게 됩니다. 근육을 만들 때 휴식과 단백질을 공급하듯 중간중간 보상과 격려를 아끼지 않습니다. 거창하게 표현해 시스템을 만들어 목표도 근육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말이죠.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서 반복이 주는 지루함을 견뎌내지 못했었습니다. 건축기사 자격증 시험에 10년 동안 도전했지만 결국 필기시험도 붙지 못한 채 포기했습니다. 술을 끊겠다고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약속했던 것 같습니다. 다이어트와 근육을 키우겠다고 선포했지만, 핑계를 만들어 술자리에 당당하게 불려 나갔습니다. 태도가 이러니 목표를 이루지 못하는 게 당연했습니다. 오히려 이 중 뭐라도 성공했다면 하늘은 공평하지 않는 겁니다. 저 같은 사람에게 기회를 주면 저보다 더 노력하는 사람의 기회를 뺐는 거나 다름없죠. 다행히 직장인으로 살았던 20년 동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기회가 오지 않을 것 같았던 저에게도 희망이 찾아왔습니다.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손에 책이 들렸던 그 순간이죠. 어쩌면 보다 못한 신이 저에게 기회를 던져준 게 아닐까 싶습니다. 다행히 별생각 없이 기회를 잡았고 지난 8년 동안 나름대로 나날이 더 나아지는 중입니다. 돌이켜보면 신이 저에게 준 기회는 과정에서 겪는 반복의 지루함을 견딜 힘을 책에서 배우게 한 겁니다. 책 한 권을 다 읽으려면 1페이지부터 마지막페이지까지 버텨내야 다 읽을 수 있다는 아주 단순한 진리입니다. 이게 반복되면서 초고를 집필하고, 퇴고를 반복하고, 투고와 계약, 출간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버텨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4년 넘게 술도 끊었고, 하프 마라톤 3회 완주와 1700일 이상 일기를 써내고 있으니 말입니다.
지난 8년 동안 다양한 목표를 세우고 도전하고 성취하고 실패하기를 반복해 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저만의 근육을 만들어 냈습니다. 실패로 찢어진 마음을 독서로 치료해 주었습니다. 그러고 나면 다시 더 큰 목표를 세워 도전을 반복해 왔습니다. 근육이 커질수록 더 큰 무게를 들 수 있는 것처럼요. 한 번 자리 잡은 근육은 좀처럼 빠지지 않습니다. 꾸준히 같은 동작을 반복하면 근육은 제 역할을 훌륭히 해낼 것입니다. 나이 들어도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겠죠. 매일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도 건강한 정신을 지켜가는 비법일 테고요.
스쾃만 해도 허벅지가 터질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힘들다고 중간에 포기하면 근육은 언제 그랬냐는 듯 자취를 감춥니다. 목표를 이루려면 반드시 고비가 찾아옵니다. 고통이 싫어 피하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는 건 단순한 진리입니다. 더는 못할 것 같은 고통의 순간을 이겨내면 더 큰 희열이 기다립니다. 그 희열은 그곳까지 가본 사람만이 누리는 특권입니다. 희열은 중독성이 있습니다. 중독은 감각을 마비시킵니다. 이때 마비는 포기했거나 실패했을 때 느낄 좌절을 잊게 해 줍니다. 결코 포기할 수 없게 만들죠. 삶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를 유혹합니다. 나락으로 이끄는 유혹도 분명 있지만, 천국으로 안내하는 중독도 있는 법입니다. 여러분은 어떤 것에 중독된 삶을 살고 있나요? 기회는 고통을 이겨내는 사람에게만 그 모습을 드러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