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와 글쓰기의 공통점 10

by 김형준

미세먼지로 공기질은 좋지 않았지만, 기온이 올랐으니 달리는 게 맞다고 생각했습니다. 옷을 갈아입고 러닝화로 바꿔 신고 호수 공원으로 갔습니다. 연휴 탓인지 일요일치고는 사람이 적었습니다. 야외에서 달리는 건 2주 만입니다. 그동안 실내에서 트레드밀 위에서만 달렸죠. 역시 경치를 보고 달리면 기분이 좋아집니다. 머릿속 생각도 더 다채로워지고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글쓰기와 달리기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하나, 시작과 끝이 있습니다.

달리기는 출발선과 결승선이 있습니다. 글쓰기는 첫 문장과 마지막 문장이 있습니다. 멈추지 않는 달리기는 없고, 마침표를 찍지 않는 글도 없지요. 끝이 있기에 다음을 기약할 수도 있고요. 시작과 끝이 분명하기에 다음에 더 큰 목표에 도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둘, 할까 말까 망설이면 결국 못 합니다.

피곤해서, 추워서, 늦잠 자서 달릴까 말까 망설여지는 날 있습니다. 고민하는 날은 백이면 백 달리지 않습니다. 고민하는 자체가 달리지 않겠다는 의지나 다름없죠.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글감, 컨디션, 감정 때문에 쓸까 말까 고민하면 십중팔구 쓰지 않습니다. 8년 동안 숱하게 경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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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일단 시작하면 어떻게든 달리게(쓰개) 됩니다.

망설일 때와 달리 억지로 시작하면 어떻게든 끝을 냅니다. 글도 달리기도 마찬가지지요. 피곤해도 옷을 갈아입고 신발을 신으면 1킬로미터라도 뛰게 됩니다. 글감이 떠오르지 않을 때 아무 단어나 낙서하면 신기하게 다음 문장으로 이어집니다. 손을 놓고 있으면 한 단어도 쓰지 못하지만, 한 단어라도 끄적이면 어떻게든 한 편을 완성하게 됩니다.


넷, 고통을 즐기면 성취욕은 배가 됩니다.

결승선에 다가갈수록 숨이 찹니다. 몸은 천근만근이죠. 글도 끝으로 갈수록 머리를 쥐어짜게 됩니다. 대개 마무리가 가장 힘든 법이죠. 달리기도 글쓰기도 마지막 고비가 옵니다. 희한하게 그 고비를 넘기면 언제 그랬냐는 듯 평온해집니다. 끝까지 해내 자신이 대견하고 말로 설명 못할 성취감을 맛보게 됩니다.


다섯, 끝나면 또 쓰고(달리고) 싶습니다.

성취감으로 도파민이 폭발합니다. 도파민은 일종의 중독으로 이어집니다. 습관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성취감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이로 인해 또 반복하게 됩니다. 완주했을 때와 한 편을 완성했을 때 마찬가지로 뇌에서 도파민이 터집니다. 당연히 다음에도 또 느끼고 싶어 집니다. 기분 좋은 중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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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꾸준히 반복하면 몸과 마음에 건강해집니다.

글쓰기는 마음에 건강을, 달리는 몸을 건강하게 해 줍니다. 한두 번 해서 건강해지지 않습니다. 글쓰기든 달리기든 기간을 정해놓지 않고 꾸준히 할 때 효과를 봅니다. 건강을 챙기는 데 이보다 좋은 방법은 없습니다.


일곱, 내 몸에 불필요한 것들을 배출합니다.

달리면 땀이 납니다. 땀을 통해 몸속 노폐물이 배출됩니다. 피부가 맑아지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지지요. 글을 쓰면 나쁜 생각을 뱉어냅니다.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을 해소하지요. 표현하지 않으면 안으로 썩습니다. 몸속 노폐물이든 머릿속 나쁜 생각이든 배출해야 건강해집니다.


여덟, 배출했으면 채워야 합니다.

노폐물도 지방도 달리는 동안 몸 밖으로 빠져나갑니다. 나쁜 생각과 감정도 글 쓰는 동안 빠져나갑니다. 빈 곳은 다시 채워야 합니다. 몸을 위해 건강한 음식으로 채우고, 정신을 위해 좋은 책을 읽습니다. 건강한 음식은 몸에 에너지가 되고, 좋은 책은 생각에 양분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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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 목표가 점점 커집니다.

달리기를 시작하면 1킬로미터 뛰는 것도 힘에 부칩니다. 꾸준히 달리면 거리가 늘어납니다. 자신감도 붙죠. 어느새 5킬로미터, 10킬로미터, 하프코스 결국엔 풀코스 마라톤에 도전할 용기를 갖죠. 글쓰기도 마찬가지입니다. 글이 쌓일수록 책을 내고 싶고 한 권 내고 두 권을 두 권 내면 세 권도 내고 싶어 집니다. 책을 내면 강의도 하고 싶어 지면서 점점 목표가 커지죠.


열, 결국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살게 됩니다.

달리기는 몸을, 글쓰기는 마음을 건강하게 해 줍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은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잦은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으면 중심을 잡고 삽니다. 내가 바라는 모습으로 인생을 살죠. 그런 사람이라면 당연히 자기 삶에 만족해하지 않을까요? 매일 조금씩 나아지는 자신을 만나게 됩니다.


건강하게 오래 살고 싶은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기 위해 꾸준한 자기 관리는 필수입니다. 저마다 어디에 가치를 두느냐에 따라 결과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누구의 것이 옳다고 단정 지을 수 없죠. 다만 달리기와 글쓰기만큼은 반론의 여지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수많은 사람이 이 두 가지를 실천하며 누구보다 건강한 삶을 살고 있으니까요. 이미 검증되었다는 말이죠. 이 두 가지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데 효과 있지만, 무엇보다 스스로 더 나은 삶을 살게 돕는 것 중 이만한 게 없다는 겁니다. 혹시 지금 삶이 못마땅한가요? 그렇다면 달리기와 글쓰기 중 하나라도 시작해 보세요. 장 담건대 쓰기 전보다 눈에 띄게 좋아질 것입니다. 의심스럽다고요? 못 믿겠으면 일단 써보세요. 밑져야 본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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