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태스킹이 뇌에 해로운 이유

by 김형준


글을 쓰면서 유튜브를 켜두고, 카카오톡 알림이 오면 답하고, 가끔 SNS를 확인하고, 그러면서도 "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다"라고 생각하신 적 있으신가요? 사실 이 상태는 글쓰기가 아닙니다. 글쓰기인 척하면서 뇌를 혹사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멀티태스킹을 능력처럼 여깁니다. "나는 여러 일을 동시에 할 수 있어"가 자랑처럼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뇌과학 연구들은 한결같이 이렇게 말합니다. 인간의 뇌는 두 가지 일을 진짜로 동시에 처리하지 못합니다. 그저 빠르게 왔다 갔다 할 뿐입니다. 그리고 그 왔다 갔다 하는 것 자체가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합니다.


멀티태스킹은 능력이 아닙니다. 빠른 주의 전환의 착각입니다. 그리고 그 착각은 뇌에게 매우 비싼 대가를 치르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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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에 대입해 보겠습니다. 글을 쓰다가 카카오톡 알림이 한 번 왔습니다. 5초 만에 답했습니다. 그러나 글로 돌아오는 데 23분이 걸립니다. 2시간 동안 알림을 5번 확인했다면? 실제 글쓰기에 집중한 시간은 30분도 안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심리학자 메이어 박사 연구에 따르면, 멀티태스킹을 하면 같은 일을 집중해서 할 때보다 생산성이 최대 40% 줄어듭니다.


동시에 여러 일을 하면 오류 발생 확률이 집중해서 할 때의 2배 이상 높아집니다.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실수를 합니다.


지금 이 글을 읽는 동안 옆에 스마트폰이 있나요?

화면이 켜져 있거나 진동 설정이 되어 있다면, 지금 이 순간에도 뇌의 일부는 알림이 올지 감시하고 있습니다. 알림이 실제로 오지 않아도, 올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집중력은 이미 분산됩니다. 이것을 '예상 주의 분산'이라고 합니다.


싱글 태스킹이란 말 그대로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는 것입니다. 글을 쓸 때는 글만 씁니다. 이메일을 확인할 때는 이메일만 확인합니다. 이것이 전부입니다. 들으면 너무 단순하게 느껴지실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해보면 얼마나 어려운지 바로 느끼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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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 태스킹이 어려운 이유는 의지력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 주변 환경이 끊임없이 주의를 빼앗아 가도록 설계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스마트폰 알림, SNS의 무한 스크롤, 유튜브 자동 재생 — 이것들은 우리의 주의를 빼앗아 가는 것이 목적인 기술입니다. 싱글 태스킹은 이 흐름에 의도적으로 저항하는 행위입니다.


싱글 태스킹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구체적인 기법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포모도로 기법, 딥 워크 블록, 알림 제거 루틴입니다.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포모도로 기법 — 시간을 조각으로 쪼갠다

타이머를 25분에 맞추고, 그 시간 동안은 글 외에 아무것도 하지 않습니다. 25분이 끝나면 5분 쉽니다. 이것을 한 '포모도로'라고 합니다. 4번 반복한 뒤 15~30분 긴 휴식을 취합니다. 짧은 시간이기 때문에 "이것만 버티면 돼"라는 생각으로 집중할 수 있습니다.


글쓰기에 적용: 25분 동안 도입부만 씁니다. 다른 것은 생각하지 않습니다.


딥 워크 블록 — 깊이 빠져드는 시간을 만든다

달력에 "글쓰기 전용 시간"을 미리 예약합니다. 이 시간에는 회의도 없고, 연락도 없고, 글만 씁니다. 처음엔 30분부터 시작해서 90분까지 늘려갑니다. 집중이 깊어지는 데 보통 15~20분이 걸리기 때문에, 1시간 이상의 블록이 있어야 진짜 몰입이 시작됩니다.


실천 방법: 캘린더에 "글쓰기 — 방해 금지"를 매일 같은 시간에 반복 등록해두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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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림 제거 루틴 — 방해 요소를 미리 없앤다

집중하려고 마음먹어도 주변 환경이 방해하면 소용이 없습니다. 글쓰기를 시작하기 전, 딱 3가지만 합니다. 스마트폰 비행기 모드 켜기, 브라우저 SNS ·뉴스 탭 모두 닫기, 글쓰기 문서만 전체 화면으로 열기. 이 3단계가 뇌에게 "지금은 쓰는 시간이야"를 알려주는 신호가 됩니다.


소요 시간: 30초. 효과: 집중 시작 시간 20분 단축.


이 세 가지 기법의 공통점이 있습니다. 의지력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집중해야지"라고 마음먹는 것이 아니라, 집중할 수밖에 없는 조건을 먼저 만들어두는 것입니다. 조건이 갖춰지면 집중은 자동으로 따라옵니다.


내일부터 실천하는 3가지 규칙

① 글 쓰는 시간에는 스마트폰을 다른 방에 두거나 비행기 모드로 전환합니다.

② 글쓰기 시작 전, 브라우저에서 글 문서 탭 하나만 남기고 모두 닫습니다.

③한 세션이 끝나기 전까지는 결과를 보러 위로 스크롤 하지 않습니다.


이 세 가지만 지켜도 글쓰기 생산성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복잡한 방법이 아닙니다. 단순한 환경의 변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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