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과 기대
아쉬움과 기대가 함께 합니다.
더 많이 쓰지 못한 아쉬움.
매일 쓰기는 했지만 브런치에 집중하지는 못했습니다.
며칠 몰아서 쓰기도 하고,
몇 주를 손 놓고 있는 적도 있었습니다.
어쩌다 한 편씩 얻어걸리듯 메인에 걸리면
조회수 떡상을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때 짜릿함은 브런치에서만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더 쓰고 싶은 충분한 동기를 줬습니다.
동기부여받은 만큼 더 많이 썼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글이 남아 있을 겁니다.
한 눈을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 이어지면서
진심으로 브런치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주변 작가님들 중
매일 꾸준히 글을 쓰며
브런치 안에서 자신만의 성을 만들어가는 모습을 자주 봤습니다.
한 눈 팔지 않았기에
브런치는 다양한 형태로 보상을 건네는 것 같았습니다.
책을 내는 건 당연한 순서였고,
자신을 브랜딩해 강의를 만들고,
외부 의뢰를 받아 강연을 하기도 했고,
매년 브런치 공모전에 당당히 이름을 올리는 것도
볼 수 있었습니다.
정성을 다하지 못했던 저도 운 좋게
브런치를 통해 몇 가지 경험을 했습니다.
이미 나온 책과 앞으로 나올 책이 그랬고,
브런치 글을 통해 강의 의뢰를 받기도 했습니다.
꾸준히 글을 쓴 제 자신을 브랜딩으로 연결해
글 쓰는 모임을 만들어 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성과를 정리해보며,
그동안 조금 더 진심을 다해 글을 썼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아쉬움이 드는 한 편으로 기대도 생깁니다.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을 땐
어떤 보상을 바라고 쓰지는 않았습니다.
조금씩 나아지는 글을 쓰려면
매일 쓰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매일 쓴 덕분에
브런치는 여러 모습으로 그에 대한 보상을 줬습니다.
나를 위해 쓴 글들 덕분에
이만큼 눈에 보이는 성과를 얻었다면,
앞으로도 나를 위해 꾸준히 쓴다면
또 다른 성과를 얻게 될 거란 기대입니다.
기대만큼 훌륭한 동기부여도 없을 겁니다.
막연한 기대는 실망과 좌절을 줄 수 있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얻게 될 기대는
충분한 보상을 줄 것입니다.
그렇다고 어떤 종류의 보상을 기대하기보다
처음 마음을 지키는 게 먼저 인 것 같습니다.
글을 쓰다 보면 한 번씩 '현타'가 옵니다.
요즘이 그런 때입니다.
내 수준을 알고 있지만
타인의 입에서 팩트 폭격을 받는 건
조금 다른 충격을 줍니다.
인정하면서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런 마음이랄까요.
물론 누군가의 인정을 바라고 쓰는 건 아닙니다.
쓰다 보면 인정해주는 사람도 있고,
공감해주는 사람도 분명 있기 마련입니다.
인정과 공감만을 쫓아 썼다면
벌써 지쳤을 겁니다.
그래도 내가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는
한 번씩 확인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그럴 땐 냉정한 평가를 받을 필요도 있습니다.
흠집 내기 식이 아닌
나보다 월등히 뛰어난 이의 객관적인 평가여야 합니다.
그런 평가만이 자신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고
그렇게 볼 수 있을 때 한 단계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국가에서 발급하는 글쓰기 자격증이 있다면
이렇게 막연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적어도 그들이 정해놓은 수준이 된다면 그나마 덜 막연할 것 같습니다.
현타가 오고 불안하고 막연해도
한 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게 있습니다.
글 쓰는 행위의 본질입니다.
불안한 지금 이 감정도
이렇게 글을 쓰면서 자세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내 감정을 자세히 보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게 됩니다.
있는 그대로 인정하면서
내가 할 수 있는 태도를 선택하게 됩니다.
저는 이렇게 글쓰기를 선택을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도 글을 쓰고 있습니다.
여러 감정과 생각과 마음을 정리해
302번째 글을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