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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un 24. 2022

우리는 각자의 길에서
자신의 속도대로 달리면 된다

2022.06.24 07:45



비교의 감정은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 기준을 정하기 나름인 것 같다. 비교를 쓸모없다고 하면서도 쉽게 벗어날 수도 없다. 알게 모르게 누군가와 끊임없이 비교하며 사는 것 같다. 중요한 건 비교의 기준을 어디에 두느냐 인 것 같다.


얼마 전 유명 작가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출판 계약 소식을 알렸다. 부동산 관련 책을 쓰기로 하고 선인세를 1천만 원을 받기로 했단다. 그동안 활동을 보면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인정했다. 어떤 책을 쓰든 그분의 마인드는 더 많은 사람을 돕기에 모자람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분의 삶도 순탄치 않았다. 굴곡 있는 삶 속에 책이 들어오면서 180도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여러 권의 책을 쓰면서 자신이 가진 걸 아낌없이 나누고 있었다. 20대부터 시작해 30대인 지금, 경제적 자유를 가졌다. 일찍 시작했으니 이른 나이에 얻은 성과였을 테다.


자연히 나를 바라보게 되었다. 지금 나는 어떤 모습인지 들여다봤다. 비교이지만 비교는 아니다. 앞이 깜깜했을 땐 비교도 안 하고 살았다. 하고 싶은 걸 잘하고 싶어 지면서 비슷한 이들과 비교하게 되었다. 그때의 비교는 단순한 질투이면서 인정하고 싶지 않은 그런 마음이었다. 결과만 놓고 비교하니 스스로 더 답답해졌다. 조바심만 들었다. 비교의 방법이 틀렸다. 방법이 틀렸다는 걸 시간이 지나면서 알 수 있었다.


나보다 앞서고 뛰어난 역량을 가진 이들은 둘 중 하나다. 출발이 빨랐거나 더 빨리 뛰었을 것이다. 내 주변에는 나보다 출발이 늦었어도 앞서가는 이들도 있다. 또 이미 내가 닿지 못하는 곳에 가 있는 사람도 있다. 먼저 출발했든, 빨리 달렸든 그들은 이미 나보다 앞서 있다. 앞선 이들을 따라잡는 방법은 그들보다 더 빨리 달리면 된다. 하지만 여기서 질문해봐야 한다. 꼭 따라잡아야 하는 걸까?


따라잡겠다는 건 여전히 그들과 비교하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달리고 있으면 그들도 여전히 달리고 있다. 죽을힘을 다해 달리다 보면 어느 정도 거리는 좁힐 수 있다. 설령 운 좋게 따라잡는다고 하자. 그게 어떤 의미일까? 인생이 등수가 정해진 경주라면 그럴만한 가치 있다. 하지만 인생은 경주가 아니다. '나'는 내가 정한 길에서 내 속도대로 달리며 경치도 구경하고 물도 마시며 때로는 돌아가기도 하면서 스스로 정한 목적지에 닿으면 그만이다. 그들도 그들만의 속도로 스스로 정한 길에서 달리고 있을 뿐이다. 


한편으로 다행이었다. 시작도 안 했던 때가 있었다. 출발선이 어디인지도 몰랐던 때였다. 길이 있는지도 몰랐다. 어디로 얼마나 달려야 하는지도 몰랐었다. 5년 전 운 좋게 출발했다. 늦은 출발일 수도 있었고, 빠른 출발일 수도 있었다. 기준은 내가 정하기 나름이다. 중요한 건 시작했다는 사실이다. 그때 시작했기에 지금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그 사이 덜 여물어서인지 '비교'라는 쓸데없는 감정에 여러 번 휘둘리기도 했었다. 다행히 주변에 좋은 분들 덕분에 나를 똑바로 세울 수 있었다. 5년 전 시작하지 않았다면 지금 어떤 모습일까?  생각해보지 않았지만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뒤를 돌아봐야 한다면 못나든 잘나든 모두 끌어안아야 한다. 잘한 일은 칭찬하고 배우고, 못난 모습은 격려하고 반복하지 않으면 된다. 있는 그대로 인정해야 틈 없이 블록을 쌓게 될 것이고, 그래야 더 단단한 내가 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5년째 읽고 쓴 덕분에 기초를 잘 다져온 것 같다. 비교의 감정도 제법 의연하게 바라보게 되었다. 지금의 비교는 내 위치를 가늠해 보는 도구로 활용한다. 타인의 성과를 본보기로 나에게 부족한 게 무엇인지 들여다본다. 부족한 걸 모르면 자만해진다. 부족을 배울 수 있는 도구가 타인과 비교이지 않을까 싶다. '타산지석' 비교가 약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일은 다만 자기에게 지금 부여된 길을 한결 같이 똑바로 나아가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의 길과 비교하거나 하지 않는 것이다." 헤르만 헤세

    


2022.06.24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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