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07. 09. 07:57
부담감 때문에 망설이기도 하지만, 부담감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부담감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의 차이인 것 같습니다. 과정이 어렵고 힘들 수 있지만 이를 통해 얻게 될 결과를 생각하면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지 가늠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출판 계약서를 작성할 때 예상했던 기간보다 한 달 정도 앞당겨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출판사에서 진행하는 퇴고 과정과 표지 작업이 순조로워서 이른 출간으로 이어진 것 같습니다.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막상 일찍 세상에 나온다고 하니 걱정도 있었습니다. 내 책을 어떻게 알리는가 였습니다. 물론 출판에서도 홍보를 하지만 제 역할도 중요하고 했습니다. 저자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동하느냐가 판매와도 연결된다고 했습니다. 경험이 적다 보니 그 말에 실감하지 못했습니다. 어찌 되었건 제 이름 달고 나오는 책이니 제가 홍보에 나서는 게 당연할 겁니다. 고민의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앞서 출간한 여러 작가님들의 사례를 찾아봤습니다. SNS, 도서관 신간 신청, 책 기증, 북 토크 등 다양한 경로를 활용했습니다.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분들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보니 의례 진행하는 과정 같았습니다. SNS나 도서관 기증은 당연했습니다. 조금 더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했습니다. 이미 이름을 알릴 목적으로 200권을 구매해 놨습니다. 책 값은 둘째 치더라도 한 권 한 권 꼭 필요한 곳에 활용하고 싶었습니다.
인터넷을 뒤지다 눈에 띄는 곳이 있었습니다. '청년 지원 센터'였습니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청년에게 취업과 창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기관이었습니다. 지자체별로 운영하니 전국 각지에 위치해 있습니다. 그곳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내 책을 보여줄 수 있다면 이름 알리는 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더 길게 생각하지 않고 실행에 옮겼습니다. 이틀 동안 주소를 모았습니다. 90여 곳이 운영 중이었습니다. 주소록을 만들고 라벨지로 인쇄를 했습니다. 이 책을 보내는 안내문을 만들어 책 속에 넣었습니다. 한 권 한 권 택배 봉투에 담고 주소를 붙였습니다. 큰딸이 도와줘 그나마 수월하게 했습니다. 등기우편은 요금이 부담돼 일반 우편으로 보냈습니다. 그 비용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도 이 정도 투자는 기꺼이 하자 마음먹었습니다.
그렇게 보낸 지 사흘이 지났습니다. 일반우편이라 발송 후 사나흘 정도 걸린다고 했습니다. 어제 퇴근 무렵 경기도 지역번호로 전화가 왔습니다. 책을 보내줘서 고맙다는 인사로 말을 열었습니다. 사실 반신반의했습니다. 사전에 연락도 없이 책을 보내는 걸 불쾌해 할 수도 있을 것 같았습니다. 물론 아직 연락이 없는 곳에서는 불쾌해 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건 그때 대처하기로 했습니다. 처음 연락을 준 곳에서 호의적으로 말씀해 주시니 감사했습니다. 함께 보낸 안내문을 보셨는지 강연 관련 내용도 물어오십니다. 청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어떤 내용으로든 기꺼이 찾아가겠다고 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확답을 받은 건 아니지만 관련된 기회가 생긴다면 잊지 않고 연락드리겠다고 하십니다. 노력한 보람이 있었습니다.
이제 한 군데 연락을 받았습니다. 시작이 좋았습니다. 앞으로 어떤 일을 겪을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제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는 게 감사할 따름입니다. 이름을 알려야 한다는 부담감으로 시작했습니다. 처음 겪는 일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랐습니다. 고민해도 이거다 할만한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고민하고 고민하다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선택하고 망설임 없이 실행에 옮겼습니다. 효과에 집착했다면 선뜻 행동하지 못했을 수도 있습니다. 결과는 알 수 없으니 일단 해보자 마음먹었습니다. 짐작한 대로 효과가 안 나오더라도 90곳을 방문하는 이들 중 제 책을 한 명이라도 읽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가성비를 따지기보다 일단 이름을 알리는 게 목적이니까요.
앞으로 어떤 일이 생길지 아무도 모릅니다. 결과는 나중 문제입니다. 무언가 시작할 때 부담감은 따라오기 마련입니다. 부담감 때문에 망설이기만 하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망설이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왕 무언가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라면 일단 해보는 게 어떨까요? 부담감 때문이 아니라 '덕분에'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테니 말입니다. 저도 부담감 '덕분에' 앞으로 더 좋은 기회가 생기길 마음으로 바랍니다.
2022. 07. 09. 08: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