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이 쉬운 요즘, 이왕이면 호감 가는 사람이면 좋겠다

by 김형준

2022. 09. 01. 07:40



상대방의 호감을 끄는 행동에는 몇 가지가 있습니다. 부드러운 표정, 안정감을 주는 목소리, 예의를 지키는 태도. 무엇보다 상대방에게 관심을 보이는 태도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사람은 관심받고 싶어 합니다. 나에게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 나도 관심이 가기 마련입니다. 관심 플러스 표정, 말투, 태도까지 더해지면 쉽게 가까워질 수 있을 것입니다.


첫마디 떼기가 어려웠습니다. 처음 만나는 사람과는 어색한 침묵이 흐릅니다. 붙임성이 좋은 사람은 다양한 주제로 편하게 대화를 주고받습니다. 물론 그들도 나름 노력을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훈련을 통해 의식적으로 행동하기도 합니다. 과정이 어떠하든 그들은 상대방을 편하게 대하는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그런 능력이 부러웠습니다. 저는 첫마디라고 해봐야 인사가 전부였습니다. 인사가 끝나면 또다시 침묵이 이어집니다. 밥이라도 먹어야 하는 자리라면 시간이 갈수록 더 할 말이 없어집니다. 내 앞에 밥이 줄면 대화거리도 바닥이 납니다. 밥 먹는 중간중간 씹어 삼키는 소리가 마이크를 갖다 댄 듯 공간을 채우기도 합니다. 저 같은 사람이 주변에 많습니다. 그래서 도움이 될 책도 많습니다. 책을 읽어보면 상대방에게 관심을 가지라고 처방을 내리곤 합니다. 맞는 말인 것 같습니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 호기심이 있다면 어떤 질문이든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질문이 없다는 건 관심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내가 관심을 보이는 만큼 상대방도 호감을 표현합니다. 저도 말 걸어주고 질문해 주는 사람이 더 편하고, 그럴수록 더 빨리 무장 해제되기도 하니까요. 관심이 대단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 쉽게는 '호구조사'부터 그 사람의 관심사, 고민거리, 취향 등에 대해 하나씩 물어보는 걸로 충분합니다. 무턱대고 가치관을 따지거나 정치 성향, 종교를 묻는 건 싸우자는 말밖에 안 될 것입니다. 자신이 평소 관심 갖는 것들을 물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 질문을 던지다 보면 말이 통하는 주제를 건지게 될 테고 그렇게 공감의 물꼬가 터질 겁니다.


요즘처럼 SNS가 발전하면서 만나는 기회도 다양해지고 쉬워졌습니다. 얼굴만 안 볼뿐 처음 만나는 설렘은 다르지 않을 것 같습니다. SNS는 글을 도구로 소통합니다. 글에도 인격이 있다고 말합니다. 그 사람이 쓰는 글에 그 사람의 태도가 묻어납니다. 어떤 단어, 표현을 사용하느냐가 그 사람을 말해줍니다. 처음 보는 사람에게 격이 없이 대하는 사람도 있고, 갖출 수 있는 모든 예의를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여기서도 먼저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는 건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호감을 표현하는 방법은 주로 댓글입니다. 상대방이 올린 사진이나 글에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댓글로 남깁니다. 댓글을 읽는 작성자는 상대방의 관심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관심을 보이는 이에게 당연히 관심이 가게 됩니다. 답글을 남기며 가벼운 소통을 시작하게 됩니다. 댓글과 답글은 상호작용입니다. 내가 한 번 달면, 상대방도 한 번 달아주는 '기브 앤 테이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댓글로 관심을 표현하는 게 자연스러운 사람은 다양하고 폭넓게 활동합니다. 계층을 가리지 않고 적극적입니다. 그만큼 이웃이나 팔로워 수도 많습니다. 숫자만 늘리기에 급급한 이들의 공갈빵 같은 소통이 아닌,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진심으로 소통을 시도합니다. 진심은 언제나 전해지기 마련입니다. 주고받는 댓글과 답글을 통해 진정한 소통이 이루어집니다. 글이 갖는 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작은 관심에서 시작된 소통이 진솔한 관계로 거듭나게 됩니다.


얼굴을 마주하거나, 온라인에서 댓글로 소통하거나, 먼저 관심을 보이는 사람에게 호감이 가는 것 같습니다. 말이 서툴렀던 저도 쓰기 시작하면서 글로 소통하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된다는 장점 때문에 그나마 첫 댓글을 달기 수월했습니다. 그렇게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도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먼저 관심을 보이면 상대방도 기꺼이 관심을 나타내 주었습니다. 안타깝게도 게으름 때문에 많은 사람과 소통하지는 못했습니다. 우리 뇌가 소통에 최적화되는 사람 수가 150명이라고 합니다. 영국의 인류학자 로빈 던바에 의해 제안되어 '던바 숫자'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이 이론에는 허점이 많아 신뢰할 수는 없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어찌 되었건 150명에 가족과 가까운 친척을 제외하면 새로 만나 소통다운 소통을 할 수 있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다행히 저는 던바 숫자보다 적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도 SNS로 소통했기에 가능했습니다. 숫자에 집착하지는 건 아니지만 꾸준히 SNS를 하다 보면 만나는 사람 숫자도 늘어날 것입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만남을 시작할 때의 태도는 크게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시작으로 말투, 표정, 태도가 더해짐으로써 진정한 소통으로 이어질 테니 말입니다.


저는 큰딸이 숫자만 집착하는 '아싸'보다, 진솔하게 소통하는 '인싸'이길 바랍니다. 만나는 사람이 적어도 진심을 주고받는 사이였으면 합니다. 진심을 바탕으로 서로의 성장을 돕는 사이면 더 좋겠습니다. 물론 자신도 상대방의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길 바라고요. 받는 것보다 더 줄 수 있는 사람이면 더 바랄 게 없습니다. 그렇게 늘 진정성 있는 태도로 호감을 잃지 않는 사람이었으면 합니다.


2022. 09. 01.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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