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0. 07. 07:43
<MOZART MOMENTUM 1785 - LEIF OVE ANDSNES> 17개월째 매일 듣고 있습니다. 무작정 클래식을 듣겠다고 유료결제를 했습니다. 매달 나가는 돈이 아까워서라도 매일 들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여러 음악을 듣다고 우연히 걸려든 음반이었습니다. 협주곡의 매력을 처음 알았습니다. 2시간 동안 이어지는 곡들로 지루할 틈이 없습니다. 막귀여서 들을 때마다 새롭습니다. 오케스트라가 만들어내는 웅장함도, 피아노 독주의 화려한 기교도 맛볼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내내 틀어놓으면 집중하기에 그만입니다. 피아노 협주곡이라 연주자의 기교가 돋보이는 구간이 있습니다. 피아노 연주를 눈을 감고 들으면 연주자의 현란한 손놀림이 눈앞에 그려지는 것 같습니다. 한편으로 그 순간을 녹음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시간 연습을 했을지 짐작해보기도 합니다. 수많은 시간 연습한 덕분에 최상의 소리를 담아냈을 거라 생각합니다.
20년째 건설업에 몸담았습니다. 업무에 필요한 서류 작업은 대부분 엑셀 프로그램을 사용합니다. 20년을 사용했으면 전문가 못지않은 실력이 되어야 할 겁니다. 사정은 반대입니다. 셀 수 없이 많은 기능을 담아낸 프로그램 개발자에겐 미안하지만 짐작컨데 10퍼센트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늘 사용하는 명령어와 기능을 벗어나지 않습니다. 엑셀에 진심인 사람은 다양한 기능을 활용해 업무가 수월해질 수 있게 적용하는 걸 자주 봤습니다. 그들이 만든 양식을 다운로드하여 쓰는 저 같은 사람은 그들에게 늘 감사할 따름입니다. 고마워하면서도 정작 직접 만들어볼 시도는 안 했습니다. 배우려고 시도는 했지만 이해력이 따라주지 못해 매번 포기했었습니다. 부끄럽지만 업력에 비하면 엑셀 실력은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엑셀 프로그램을 잘 다루지 못해도 그동안 직장 생활하는 데 불편은 없었습니다. 간혹 실수를 하며 밑천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자리를 위협받을 만큼은 아니었습니다. 반대로 자리가 불안할 만큼의 눈치를 받았다면 엑셀을 제대로 배우려고 노력했을 겁니다. 하루에 10분이라도 시간을 만들어 배우려고 했을 것 같습니다. 당장 먹고사는 문제가 걸렸다면 당연히 그래야 했겠죠. 운이 좋았다고 하는 게 맞을 것 같습니다. 이 직업을 그만두는 그때까지 엑셀 때문에 곤란을 겪을 일은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더 중요한 건 이 직업을 그만두었을 때 먹고 살 걱정입니다. 다행히 하고 싶은 일을 찾았고 조금씩 삶의 중심을 옮겨가고 있습니다. 물론 엑셀 프로그램이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지금보다는 덜 사용하게 될 것 같습니다. 대신 한글 프로그램이나 SNS를 거의 매일 사용하고 있습니다. 매일 2시간씩 글을 쓰고 SNS에서 소통하면서 생활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투자하는 시간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덕분에 타자 치는 속도는 확실히 빨라진 것 같습니다. 앞으로 먹고 살 걱정 때문에 작가라는 직업을 선택했고, 매일 글을 쓰기 위해 2시간 이상 자판을 두드립니다. 그 시간이 쌓인 덕분에 키보드 치는 속도도, 프로그램을 다루는 실력도, 사람들과 소통하는 횟수도, 하고 싶은 말을 담아낸 책까지 내게 되었습니다.
그런 것 같습니다. 무언가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노력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피아노 연주자는 공연과 녹음을 위해 수만 시간 연습을 합니다. 단 한 번의 공연에서 최상의 실력을 발휘하기 위해서입니다. 직장인은 효율적으로 일하기 위해 각종 프로그램을 능숙하게 다룰 수 있게 배우고 연습합니다. 이는 곧 자신의 능력과도 이어지기 때문입니다. 더 많은 연봉을 받을 수 있고 안락한 저녁 시간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글을 쓰는 작가도 글 쓰는 시간이 많을수록 좋은 글을 쓰게 됩니다. 매일 일정 시간을 할애해 글 쓰는 연습을 하면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 작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결과는 결코 편법으로 얻어질 수 없습니다. 노력한 시간에 비례해 결과는 정직한 법입니다.
엑셀의 신이 되는 것도, 피아노 연주의 달인이 되는 것도, 세상을 놀라게 할 글을 쓰는 것도 시간을 투자해야 합니다. 5분을 투자하면 5분만큼 나아지고, 10시간을 노력하면 10시간만큼 실력은 좋아집니다. 지금 이 시간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고수가 될 수도 그저 그런 실력을 갖게 될 수도 있습니다. 하루 중 시간을 따로 떼어내어 활용하면 좋겠지만, 그럴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그렇다고 시간이 없다고 불평하고 핑계만 대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샴푸가 없으면 비누로. 짬짬이 시간이 쌓이면 똑같은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5분, 10분 아무것도 안 하고 흘려보내면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됩니다. 10분이라도 연습하면 그만큼 실력은 나아집니다. 그 10분이 쌓여 1시간, 10시간 1만 시간이 되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갖게 될 테니 말입니다.
2022. 10. 07. 08: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