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01. 07:36
이름을 알린 가수 중에는 부모님의 반대로 순탄치 않은 과정을 겪었다고 합니다. 또 다른 가수는 부모의 지지를 받으며 즐겁게 해왔다고 합니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뜻을 굽히지 않고 최선을 다 했기에 지금의 명성을 얻게 되었고, 부모의 지지로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비교적 수월하게 지금의 인기를 얻게 되었습니다. 둘 중 어느 경우든 자기 일을 좋아하고 꾸준히 하면 결국 바라는 걸 얻게 된다는 것입니다. 일찍부터 하고 싶은 일을 찾았다면 그 일에 매달리며 최선을 다 합니다. 한 번 시작했으니 끝장 볼 각오로 덤빕니다. 그런 각오와 노력이 결국 성공으로 보답받습니다. 그런 걸 보면 부모의 지지나 반대는 일종의 동기가 되는 것 같습니다. 반대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해내려는 동기로, 지지를 받으면 더 잘하겠다는 동기로 말이죠.
걷기 시작하면서 뛰기 시작한 둘째는 운동에 진심입니다. 3년째 다니는 태권도장에 결석은 있을 수 없습니다. 어쩌다 빠지면 보강은 알아서 반드시 챙깁니다. 실력도 제법입니다. 처음 어설펐던 자세에서 지금은 제법 태가 납니다. 제 눈에 보이는 발차기는 여느 선수 못지않습니다. 방과 후 시간이 허락지 않아 태권도만 배우지만 아마 다른 운동을 시켜도 곧잘 할 거로 믿습니다. 운동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달리기입니다. 신발만 신고 나가면 걷는 걸 까먹는 아이입니다. 걷기 시작한 이후 9년 동안 달리기만큼은 누구 못지않게 자신 있는 눈치입니다. 그런 둘째가 엄마의 반대를 물리치고 달리기 대회 신청서를 써냈습니다. 말릴 사이도 없었습니다. 알아서 적어 내더니 같은 학년 대표로 뽑혔습니다. 고양시에서 주최하는 관내 초중고생 대항 달리기 대회였습니다. 제법 규모가 큰 대회인 것 같습니다. 학교 대표로 나가서 1등 하면 고양시에서 가장 빠른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것입니다. 선발이 되었으니 끝까지 열심히 해보라고 응원했습니다.
매일 1시간 일찍 등교해서 연습을 합니다. 연습을 하면서 자신감도 붙는가 봅니다. 같이 달리는 친구보다는 빨라졌다고 합니다. 연습을 해보니 전체 1등도 욕심이 나는가 봅니다. 목표를 물으니 꼭 1등을 하겠다고 의지를 보여줍니다. 그러면서 끝에 한 마디 더합니다. "그날 보러 올 거야?" 당장 대답을 못했습니다. 평일 오전이라 시간을 낼 수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우선 얼버무리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당연히 달리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이왕이면 1등 하는 모습도요. 바라는 대로 살 수 없는 게 직장인입니다. 일이 먼저이기도 하고요. 지난 주말 내내 고민해봤습니다. 열심히 준비해온 둘째를 응원하러 가는 걸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대신 채윤이에게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출근해보고 상황을 지켜본 뒤 시간을 내야 했기 때문입니다.
두 눈 질끈 감고 반차를 냈습니다. 다행히 따지지 않는 편이라 일단은 결제를 올렸습니다. 급한일이 생기지 않는 이상 반차는 무리 없이 사용할 것 같습니다. 또 하나 고민이 생겼습니다. 채윤이에게 말을 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입니다. 아내에게도 물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간다고 하면 의식할 거라고 합니다. 둘째 성격은 남 눈을 많이 의식합니다. 누가 지켜본다면 더 잘하려고 의욕이 앞서 몸이 굳어보이기도 합니다. 반대로 못 오는 줄 알면 풀이 죽어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까 걱정도 됩니다. 아이는 분명 엄마와 아빠가 자신을 응원해주러 오길 바라고 일을 텐데요. 이럴 때 비슷한 경험을 해봤다면 선택이 쉬울 텐데요. 자라면서 반을 대표할 만큼 잘하는 게 없었다 보니 대회나 경기에 나갔던 경험도 없었습니다. 당연히 부모님의 응원을 받았던 기억도 없고요. 여러분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어요? 먼저 말하는 게 나을까요? 아니면 대회 당일 짠하고 나타나는 게 좋을까요?
좋아하는 걸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 지지하고 응원해주고 싶습니다. 굳이 부모의 잣대를 대고 반대편에 서고 싶지는 않습니다. 아직은 부딪힐 그런 나이도 아니기는 합니다. 자라면서 경험하는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기가 하고 싶은 걸 찾아갈 겁니다. 부모는 힘이 닿는 한 지원해주는 게 맞을 것이고요. 이왕에 지원한다면 한 편이 되어주는 노력도 필요할 겁니다. 물론 내 자식이니 더 순탄한 길을 걷기 바라는 게 당연하고요. 앞으로 어떤 꿈을 갖게 될지 모릅니다. 어쩌면 그 꿈을 제가 반대할 수도 있을 겁니다. 그 상황이 되어봐야 알겠지만 적어도 그런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기 위해 저부터 열린 마음으로 아이의 꿈을 바라볼 필요 있을 겁니다. 더 관심 갖고 더 알려고 하고 더 대화하면서 서로의 눈높이를 맞추는 겁니다. 저도 제 아이들이 이왕이면 부모의 지지를 받으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하다가 마음이 바뀔 수도 있고 더 좋아하는 일이 얼마든 생길 수도 있을 겁니다. 우리 아이들은 저마다 충분한 가능성을 갖고 있으니 말입니다. 부모 기준으로 아이의 재능을 판단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바라봐 주는 노력이 부모의 역할이 아는가 싶습니다. 한 달 동안 연습했으니 분명 좋은 결과 있을 거로 믿습니다. 이왕이면 1등이 더 좋고요. 최선을 다해 달린 채윤이에게 해줄 말을 생각해봐야겠습니다. 한 뼘 더 성장한 둘째를 응원합니다.
2022. 11. 01. 0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