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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Nov 27. 2022

지긋지긋한 비염,
마스크가 답이다

2022. 11. 27. 06:12


부잣집이 배경인 드라마에서 주인공 아버지는 한결같이 뒷목 잡고 쓰러지는 장면이 등장한다. 뒤이어 주치의 김박사의 조처로 위기를 넘긴다. 그 장면을 보고 나면 부자는 늘 주치의를 곁에 두고 관리를 받는구나 싶었다. 월급쟁이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 같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사는 곳 가까이 병의원 한 곳을 정해 증상이 있을 때마다 진료를 받으면 비슷한 관리를 받을 수도 있다. 물론 병의원이 오래 유지되어야 하는 전제가 있지만 말이다. 
13년째 같은 병원을 다니고 있다. 두 딸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몸에 이상이 있을 때마다 다닌 병원이다. 개인 병원이라 원장님이 직접 두 딸은 물론 아내와 나도 진료해줬다. 아내는 중증 비염, 나는 경증 비염, 그러니 두 딸도 비염을 달고 태어났다. 환절기만 되면 어김없이 비염 증상이 재발했다. 두 딸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콧물 기침 심하면 열을 동반한 비염 앓이가 반복되었다. 두 딸에게 같은 증상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무뎌졌지만, 처음 접했을 때 큰일이 날것처럼 놀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원장님은 의연했다. 콧속과 목구멍을 쓱 보고는 같은 병명의 처방을 내렸다. 증상이 심각할 땐 항생제를 사용하는 응급약을 처방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약보다 평소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알려줬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게 마스크였다. 외출할 땐 마스크를 꼭 하라고 처방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한결같이 알려줬지만 그때는 지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약빨이 떨어질 때면 얼마 못가 같은 증상이 반복되었던 것 같다. 지긋지긋한 비염을 달고 살았다.
코로나19를 3년 넘게 겪으며 크게 달라진 게 하나 있다. 외출할 때면 하루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착용한다. 더우나 추우나 밖에서는 항상 마스크를 써왔다. 같은 시기 비염 증상도 거의 없었다. 3년째 계절이 바뀌고 있지만 환절기 때마다 찾아오는 비염 증상을 겪지 않고 있다. 아내도 같은 기간 동안 비염 약을 받아온 기억이 없다. 나도 해마다 한 차례씩 의식을 치르듯 기침을 달고 지냈다. 한 번 시작한 기침은 짧으면 한 달, 길면 삼 개월을 넘기기도 했었다. 별의별 약과 각종 차를 끼고 지냈지만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잦은 기침으로 인해 복근이 생길 만큼 몸이 혹사당하기도 했다. 그랬던 나도 지난 3년 동안 기침과 멀어졌다. 코로나 증상으로 1주일 격리한 걸 제외하고 3년 동안 감기와 기침 증상으로 약을 먹은 기억이 없다. 더불어 두 딸도 비염으로 인해 열나고 콧물 기침 증상이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오를 가능성만큼이나 줄었던 것 같다. 단지 마스크만 썼을 뿐인데 비염과 감기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우리 가족의 주치의나 다름없는 원장님의 한결같은 처방 효과를 비로소 체감하고 있다.
사실 원장님의 처방을 의심했던 때도 있었다. 원래 부모는 내 자식밖에 안 보인다. 아픈 자식이 조금이라도 빨리 낫길 바라서 병원을 찾고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처방받은 약으로 증상만 낫게 하려고 급급했던 것 같다. 약 처방과 함께 늘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말은 흘려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같은 증상이 반복되었던 게 아니었을까 싶다. 의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원장님의 진단과 처방은 단호했다. 의학 지식이 없는 우리가 도움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듯이, 의사는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할 의무가 있을 것이다. 또 의사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는 물론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의무도 있을 터다. 그러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일상 습관을 알려줄 의무 또한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13년째 우리 가족에게 한결같이 마스크를 쓰라는 원장님의 처방은 그 어떤 약보다 효과가 있었다. 
지난 3년 사이 한 여름에도 강제로 마스크를 써야 했다. 최근 들어 전염이 완화되면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졌지만 여전히 쓰고 있다. 다시 찬바람이 불면서 비염의 계절이 왔고 약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마스크가 유일한 처방임을 알게 되었다. 3년간의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효과가 그 증거이다. 바이러스 차단은 물론 미세먼지를 막아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마스크라고 생각한다. 비교적 비염으로부터 자유로운 한 여름을 제외하면 늘 마스크를 쓰는 게 건강을 지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것 같다. 몇 달에 한 번씩 증상이 도져 불편을 겪고 진료비와 약값이 나갔다. 어쩌면 일 년 내내 마스크를 사는 비용이 더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비염이나 감기 때문에 몸이 아프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보다 기꺼이 마스크에 투자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조금은 불편할 수 있지만, 불편을 감수했을 때 얻을 효과를 생각하면 이 또한 기꺼이 참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우리 가족처럼 비염이나 감기에 쉽게 걸린다면 예방으로써 마스크 만한 게 없을 것 같다. 마스크 착용, 내 건강은 물론 주변 사람의 건강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일 것이다.     
2022. 11. 27.  08:05



 


부잣집이 배경인 드라마에서 주인공 아버지는 한결같이 뒷목 잡고 쓰러지는 장면이 등장한다. 뒤이어 주치의 김박사의 조처로 위기를 넘긴다. 그 장면을 보고 나면 부자는 늘 주치의를 곁에 두고 관리를 받는구나 싶었다. 월급쟁이에게는 먼 나라 이야기 같았지만 방법이 없는 건 아니었다. 사는 곳 가까이 병의원 한 곳을 정해 증상이 있을 때마다 진료를 받으면 비슷한 관리를 받을 수도 있다. 물론 병의원이 오래 유지되어야 하는 전제가 있지만 말이다. 


13년째 같은 병원을 다니고 있다. 두 딸이 태어나고 자라면서 몸에 이상이 있을 때마다 다닌 병원이다. 개인 병원이라 원장님이 직접 두 딸은 물론 아내와 나도 진료해줬다. 아내는 중증 비염, 나는 경증 비염, 그러니 두 딸도 비염을 달고 태어났다. 환절기만 되면 어김없이 비염 증상이 재발했다. 두 딸도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콧물 기침 심하면 열을 동반한 비염 앓이가 반복되었다. 두 딸에게 같은 증상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무뎌졌지만, 처음 접했을 때 큰일이 날것처럼 놀란 게 한두 번이 아니었다. 그때마다 원장님은 의연했다. 콧속과 목구멍을 쓱 보고는 같은 병명의 처방을 내렸다. 증상이 심각할 땐 항생제를 사용하는 응급약을 처방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약보다 평소 습관이 더 중요하다고 알려줬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게 마스크였다. 외출할 땐 마스크를 꼭 하라고 처방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한결같이 알려줬지만 그때는 지키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약빨이 떨어질 때면 얼마 못가 같은 증상이 반복되었던 것 같다. 지긋지긋한 비염을 달고 살았다.


코로나19를 3년 넘게 겪으며 크게 달라진 게 하나 있다. 외출할 때면 하루도 빠짐없이 마스크를 착용한다. 더우나 추우나 밖에서는 항상 마스크를 써왔다. 같은 시기 비염 증상도 거의 없었다. 3년째 계절이 바뀌고 있지만 환절기 때마다 찾아오는 비염 증상을 겪지 않고 있다. 아내도 같은 기간 동안 비염 약을 받아온 기억이 없다. 나도 해마다 한 차례씩 의식을 치르듯 기침을 달고 지냈다. 한 번 시작한 기침은 짧으면 한 달, 길면 삼 개월을 넘기기도 했었다. 별의별 약과 각종 차를 끼고 지냈지만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잦은 기침으로 인해 복근이 생길 만큼 몸이 혹사당하기도 했다. 그랬던 나도 지난 3년 동안 기침과 멀어졌다. 코로나 증상으로 1주일 격리한 걸 제외하고 3년 동안 감기와 기침 증상으로 약을 먹은 기억이 없다. 더불어 두 딸도 비염으로 인해 열나고 콧물 기침 증상이 월드컵에서 한국이 4강에 오를 가능성만큼이나 줄었던 것 같다. 단지 마스크만 썼을 뿐인데 비염과 감기로부터 자유로워졌다. 우리 가족의 주치의나 다름없는 원장님의 한결같은 처방 효과를 비로소 체감하고 있다.


사실 원장님의 처방을 의심했던 때도 있었다. 원래 부모는 내 자식밖에 안 보인다. 아픈 자식이 조금이라도 빨리 낫길 바라서 병원을 찾고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처방받은 약으로 증상만 낫게 하려고 급급했던 것 같다. 약 처방과 함께 늘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말은 흘려 들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같은 증상이 반복되었던 게 아니었을까 싶다. 의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잃지 않아야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원장님의 진단과 처방은 단호했다. 의학 지식이 없는 우리가 도움을 받기 위해 병원을 찾듯이, 의사는 정확한 진단과 처방을 할 의무가 있을 것이다. 또 의사는 일시적인 증상 완화는 물론 병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의무도 있을 터다. 그러니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일상 습관을 알려줄 의무 또한 있을 것이다. 그런 면에서 13년째 우리 가족에게 한결같이 마스크를 쓰라는 원장님의 처방은 그 어떤 약보다 효과가 있었다. 


지난 3년 사이 한 여름에도 강제로 마스크를 써야 했다. 최근 들어 전염이 완화되면서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없어졌지만 여전히 쓰고 있다. 다시 찬바람이 불면서 비염의 계절이 왔고 약에서 자유로워지려면 마스크가 유일한 처방임을 알게 되었다. 3년간의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효과가 그 증거이다. 바이러스 차단은 물론 미세먼지를 막아줄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마스크라고 생각한다. 비교적 비염으로부터 자유로운 한 여름을 제외하면 늘 마스크를 쓰는 게 건강을 지키는 가장 손쉬운 방법인 것 같다. 몇 달에 한 번씩 증상이 도져 불편을 겪고 진료비와 약값이 나갔다. 어쩌면 일 년 내내 마스크를 사는 비용이 더 들 수도 있다. 하지만 비염이나 감기 때문에 몸이 아프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 것보다 기꺼이 마스크에 투자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조금은 불편할 수 있지만, 불편을 감수했을 때 얻을 효과를 생각하면 이 또한 기꺼이 참을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 우리 가족처럼 비염이나 감기에 쉽게 걸린다면 예방으로써 마스크 만한 게 없을 것 같다. 마스크 착용, 내 건강은 물론 주변 사람의 건강도 지키는 가장 효과적인 예방일 것이다.     


2022. 11. 27.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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