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독서 모임을 운영하는 이유

by 김형준

2022. 11. 28. 07:36


구름이 잔뜩 낀 탓에 해가 뜬 시간에도 주변이 어둡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동안 적은 양의 비가 온 듯 거리가 젖었습니다. 혹시 몰라 우산을 들고 단골 카페로 향합니다. 사거리 횡단보도를 건너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떨어지는 양과 속도가 빠릅니다. 몇 발 걷지도 않았는데 장대비로 바뀝니다. 카페에 도착하니 운동화에도 물기 스몄고, 가방도 빗방울이 매달렸습니다. 때를 못 맞춰도 이렇게 못 맞출까요. 운도 지지리 없습니다. 하긴 비가 오는 걸 누가 맞출 수 있을까요? 기상청은 비 오는 시간까지 맞추려고 슈퍼컴퓨터까지 동원하지만 예측으로 그칠 뿐입니다. 인간의 욕심이 자라서 비가 언제 얼마나 올지 맞추려고 안간힘을 쓰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비가 오는 시간과 내리는 양은 어디까지나 자연의 영역일 텐데 말입니다.


인간이 비를 통제할 수 없듯, 사람도 사람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부모가 자식을 어찌하지 못하는 게 대표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 그런 것 아닌 것 같습니다. 가정이든 직장이든 더 나아가 사회에서든 규칙이 존재하면 통제가 가능한 것 같습니다. 모두에게 똑같은 규칙을 적용하면 적어도 규칙이 존재하는 동안은 통제가 가능합니다. 그 덕분에 사회 질서가 잡히고 가정이 안정되고 조직이 원활하게 돌아갈 것입니다. 모두가 한 마음으로 규칙을 따르면 문제 될 게 없습니다. 예측하지 못한 순간 폭우로 인해 피해가 불어나듯, 규칙을 따르지 않는 일부의 일탈에 의해 조직에도 심각한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가정에서도 믿었던 자식이 뜬금없는 사고를 치면서 평화가 깨지기도 합니다. 이런 문제가 생기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제가 생각하는 방법은 예외를 두지 않는 것입니다.


법은 모두에게 평등해야 한다고 합니다. 돈이 많든 적든, 나이가 많든 적든, 배웠든 배우지 못했든 차별해서는 안 된다고 합니다. 그랬을 때 국가는 국민을 보호할 수 있습니다. 만약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면 반대편은 반드시 그에 따른 피해를 입게 마련입니다. 그런 일을 만들지 않으려면 어떤 상황에서도 공평함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직장에서도 마찬가지이고요. 회사 정해놓은 규칙은 개인은 물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존재합니다. 나만 편하자고 규칙을 무시하고 제멋대로 행동하면 그 피해는 분명 주변 사람에게 전가되기 마련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게 벌칙입니다. 규칙을 지키지 않았을 땐 그에 합당한 제재를 뒤따라야 하고 그랬을 때 조직도 흔들리지 않을 것입니다. 작은 균열이 결국 댐을 무너뜨리고 말 것입니다.


자연과 더불어 살듯 사람과 어울려 살 수밖에 없습니다.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기 위해 날씨를 예측하는 건 아닙니다. 과학 기술의 힘을 빌려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함입니다. 사람을 통제하기 위해 규칙이 존재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보편타당한 규칙을 통해 누구나 더 나은 삶을 살게 하기 위함입니다. 자연의 순리를 따르고 정해진 규칙을 지키면 분명 삶의 만족도는 올라갈 것입니다. 다만 순리에 반하는 행동을 안 했을 때 안락함도 보장받는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의 시작이 도미노처럼 모두를 쓰러트리는 건 한 순간입니다. 반대로 내가 불편을 감수하고 지킨 규칙은 조직을 더욱 단단하게 묶는 역할을 해줄 것입니다. 원칙을 지키겠다는 모두의 노력이 결국 크게는 국가는 물론 작게는 가정을 지키는 시작입니다.


지난 3월부터 독서 모임을 운영 중입니다. 난생처음 모임을 운영하며 미숙했던 점도 많았습니다. 참여자일 때와 운영자가 됐을 때는 분명 달랐습니다. 이왕이면 조금 더 가치 있는 시간으로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습니다. 저에게는 2시간이지만 10명이 모이면 20시간입니다. 허투루 보낼 수 없는 시간입니다. 특히 운영자라면 더 그 시간의 가치에 대한 고민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물론 운영자 혼자 만들어가는 모임은 아닙니다. 모두가 적극 동참했을 때 그 시간이 더 가치 있어질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 고민이 많습니다. 한 번에 두 시간씩, 한 달에 두 번 만나는 그 시간을 더 의미 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누구의 시간도 아깝지 않을 그런 모임을 만들고 싶은 욕심 있습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책의 가치와 함께 읽기의 의미를 알았으면 합니다. 그렇게 더 많은 사람에게 책이 변화와 성장의 도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2. 11. 28.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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