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거 삼득 책 읽기
서울 소재 모 호텔에는 딸기를 재료로 하여 다양한 디저트를 맛볼 수 있는 매장이 있다고 한다. 생딸기, 딸기파나코타, 딸기티라미수, 딸기에그타르 등 30여종에 이른다고 한다. 하나의 재료를 활용하여 다양한 맛과 모양을 만들어 냄으로써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보는 재미와 먹는 즐거움을 선사해 준다. 직접 경험해 보진 못했지만 아마 그곳에 있다면 눈과 입이 잠시도 지루할 틈이 없을 것 같다.
세상에는 수많은 종류의 책이 존재한다. 세상에 존재하는 사람이 모두 다르듯 같은 주제의 책이라 해도 누가 쓰느냐에 따라 내용이 제각각이 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같은 딸기로 만들어도 모양과 맛이 다른 것처럼 말이다. 이렇듯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이야기에 관심을 갖게 된다면 읽어야 할 책의 종류와 수는 셀 수 없이 많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은 한 권의 책을 다 읽고 다음 책으로 넘어 간다고 한다. 꼭 그렇게 읽어야 할 이유는 없다 생각한다. 물론 독서는 개인 성향이 강하고 방법에 정답은 없다. 하지만 독서를 보다 재미있고, 지루하지 않고, 또 독서 습관 갖고 싶다면 이전과는 다른 방법을 활용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내가 추천하고 싶은 방법은 다양한 장소에 다양한 책을 동시에 읽는 것이다. 내 경우 집에서 읽는 책, 차에서 듣는 책, 가방에 넣고 다니는 책이 다르다. 각각의 장소에 각각 다른 책을 읽는다. 때론 같은 장르 책이 되기도 하고, 전혀 다른 장르의 책을 읽기도 한다. 내가 아는 나는 한 가지를 오래하기도 하지만 항상 새로운 자극을 받아들이고 싶어 하는 성향이 있다. 세 권을 동시에 읽는 건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 장점이 있어 내 성향과 잘 맞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세 권을 읽는다면 각각에 투자해야 하는 시간은 보통 한 권당 3-4시간이 필요하다. 출근부터 퇴근 후 잠들기까지 쥐어짜야 겨우 두 세 시간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하루에 두 세 시간을 온전히 낼 수 있어야 이틀 안에 한 권을 읽을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 내는 두 세 시간은 짬짬이 시간이다. 짬짬이 시간에 각각의 장소에서 다른 책을 읽음으로써 재미와 호기심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으로 활용하고 있다.
언젠가 질문 받은 적이 있다. 그렇게 읽으면 머리 남는 것이 있나요? 그분에게 되물었다. 한 권을 며칠 동안 정독하고 나면 기억에 남는 것이 얼마나 되나요? 바로 대답을 못하셨다. 물론 이 부분도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유연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예를 들어 자기계발서 세 권을 동시에 읽는 다는 건 같은 주제의 세 가지 이야기를 읽는 것이다. 세 권의 내용 은 주제는 다를 수 있지만 자기계발이라는 장르를 놓고 보면 그 안에 다뤄지는 정보나 사례가 겹치는 경우가 많이 있다. 누구나 잘 알고 있는 법칙이나 유명인의 사례를 인용하는 경우이다. 이 경우 읽는 속도가 빨라지는 장점이 있다. 또 같은 내용이 반복되며 한 번 더 기억에 남는 효과도 볼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읽고 그 안에 모든 내용을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좋겠지만 아쉽게도 우리의 기억력은 그에 못 미치는 것이 현실일 것이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한 권을 읽으면 적어도 저자가 주장하는 한 가지는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많은 내용을 욕심내기보다 한 가지라도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세 권을 동시에 읽으며 세 권에서 각 한 가지라도 내 것이 되면 세 가지 생각은 확실하게 얻게 될 것이다. 100층 빌딩도 결국 1층에서 시작해야 한다. 지금 당장 한 권의 하나의 생각이 보잘 것 없어보일지 모르지만, 꾸준히 한 권씩 쌓아 가면 어느 순간 누구나 올려다보는 높이에 닿을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포기하지 않는다면.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건 인생의 즐거움이다. 누군가는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열심히 일한다고 한다. 식도락이 자처하는 그들도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고 열심히 찾아다녀도 세상 음식을 다 맛보지는 못 할 것이다. 그래도 그들에겐 맛있는 음식이 삶의 이유라면 누가 뭐라 할 수 있겠는가. 책을 좋아하는 이들도 살면서 세상의 모든 책을 다 읽어보지 못 할 것이다. 그래도 책 읽는 동안은 그 속에서 즐거움을 찾고, 깨달음을 얻는 다면 이 또한 삶의 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한 권을 깊이 읽는 것도 중요하다. 또 다양하게 많이 읽는 것도 필요하다. 어느 것에 집중할 지는 본인의 선택인 것이다. 독서 습관을 갖고 싶은 초보자라면 책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지루하지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자신만의 방법을 고민해 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