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1. 27. 07:33
메리언 울프의 《다시, 책으로》는 뇌과학에 기초해 우리가 왜 책을 읽어야 하는지 설명하고 있다. 태어난 뒤 뇌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때 책이 어떤 영향을 주는지부터 성인이 된 뒤 책을 멀리하는 이유 등에 대해 다룬다. 여러 사례와 과학적 근거가 말하는 한 가지는 결국 책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다. 심리학, 철학, 경제학, 기초과학 등 거의 모든 학문에서 독서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우리도 자라면서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잊을만하면 자라 있는 손발톱처럼 들어왔다. 성공한 사업가, 정치인, 교육자 중 누구도 책을 멀리했다고 말하는 이들이 없다. 모두 지금이 있기까지 무엇보다 책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해가 바뀌면 새 마음 새 각오로 습관처럼 독서 목표를 세운다. 저마다 기대를 갖고 계획을 세우지만 가장 많이 실패하는 목표이지 않을까 싶다.
책을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건 100가지도 넘을 것이다. 지식을 배워 지혜를 넓히고, 간접 경험을 통해 상대를 이해하고,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깨우쳐 배움의 깊이를 더하고,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도 있다. 이밖에도 책이 우리에게 주는 효용은 사람 수만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도 책을 통해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이전과 다른 사람으로 진화하는 중이다. 우선 책 읽는 습관을 갖게 되었고, 글쓰기도 진심이고, 모르는 걸 배우려는 태도를 가졌고, 상대방에게 공감하려고 노력하고 무엇보다 어제의 나보다 조금씩 나아지려고 애쓴다는 점이다. 주변에도 책을 통해 속된 말로 개과천선한 이들이 많다. 그들 역시 책이 없었으면 지금의 자신도 없었을 거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사례는 언제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다. 쉽게 접하는 만큼 책을 읽겠다는 의지를 늘 새롭게 하는 이들도 많다고 안다.
책을 읽어야 할 수백 가지 이유를 안다면 책 읽는 사람이 당연히 많아야 한다. 현실은 어떤가? 아마 책을 읽지 못하는 100가지 이유를 저마다 갖고 있지는 않을까? 일하기도 바쁜데 언제 책을 읽어? 출퇴근할 때는 유튜브 봐야지, 집에서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아, 주말에는 애들하고 놀아줘야지, 혼자 있는 시간은 사치에요, 시간 나면 친구들 만나 소주 한 잔 하는 게 유일한 낙이죠 등등. 임춘성 교수의 《역량》에서 이처럼 해야 하는 걸 하지 못하는 걸 자제력 부족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당장 해야 할 일이 있어도 친구가 술 한잔 하자고 부르면 기꺼이 달려가는 태도를 예로 든다. 나에게 중요한 일이면 이 정도 유혹은 당당하게 뿌릴 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에 중요한 일이 꼭 먹고사는 문제에만 한정된 건 아니다. 끊임없이 성장해야 하는 건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성장을 위해 자기 계발을 빼놓수 없을 테다. 자기 계발 중 독서 또한 빠지지 않는다.
우리 속담 중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는 쉬우면서도 명퀘한 논리를 담고 있다.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뇌과학, 경제학, 철학 등 갖은 논리를 들이대도 결국 읽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 읽어야 할 100가지 이유도 알고, 읽지 못하는 100가지 핑계가 있어도 책의 효용을 얻어가는 사람은 한 줄이라도 읽는 사람이다. 제 아무리 뛰어난 동기 부여가가 침을 튀며 독서 중요성을 설명해도 읽지 않으면 효능을 체감할 수 없다. 갖가지 보석이 눈앞에 있어도 내 손가락에, 귀에, 목에 걸지 못하면 그저 남의 떡일 뿐이다. 보석을 내 것으로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그걸 살 수 있는 만큼의 돈을 버는 것이다. 돈을 버는 가장 쉬운 방법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걸 하면 된다. 독서도 마찬가지다. 책을 통해 얻고 싶은 게 있다면 지금 당장 한 페이지라고 읽으면 된다. 한 줄만 읽었다고 흉보고 무시할 사람 없다. 오히려 읽지 않는 그들보다 당당해야 한다. 5년 동안 천 권 이상 읽었다. 그 시작은 책 한 권이었고 한 페이지였다. 기대 없이 시작했지만 지금은 책에게 더 많은 걸 기대하게 되었다. 가끔 섬뜩한 느낌이 스친다. 그때 만약 책을 읽지 않았다면 지금 나는 어떤 모습일까?
모르는 건 죄가 아니다. 배우면 된다. 알면서도 안 하는 건 죄일까? 죄라고 할 수 없다. 선택의 문제일 뿐이다. 좋은 줄 알면서도 모른 척 사는 게 더 힘이 들 수 있다. 그런 고난의 길을 걷기보다 속 시원하게 내 상황에 맞게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남들과 다른 선택, 남들과 다른 길을 걸을 때 얻는 뿌듯함을 경험해 봤으면 좋겠다. 혹시 아는가, 우리 인생도 9회 말 투아웃에 터진 만루홈런이 될지도.
2023. 01. 27. 08: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