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의 반대는 무엇일까요, 듣기라고요? 아닙니다. 기다림입니다. 즉 말과 듣기 사이에는 기다림이라는 대화 당사자의 마음가짐이 있어야 합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말을 들어야 하는데, 듣기 위해서는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다림이라는 게 내 마음을 비워야 비로소 가능한 것이기에 어려운 겁니다.
예쁘게 말하는 네가 좋다 - 김범준
내 감정에 따라 내 말만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밖에서는 힘이 없어서 할 말 못 하는 경우가 더 많았습니다.
안에서는 내가 제일 힘이 셌습니다.
그러니 가족에게는 하고 싶은 말 마음대로 했습니다.
상처가 되는 말도 서슴지 않으면서 말이죠.
큰딸이 11살 때부터 책을 읽었습니다.
책을 통해 내가 어떤 사람인지 비춰볼 수 있었습니다.
행동, 말, 습관, 꿈, 관계 등.
마음에 드는 게 없었습니다.
특히 말은 더 그랬습니다.
고쳐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여러 책을 읽으며 고쳐야 할 부분을 알았습니다.
알게 된 부분을 실천해 보며 변화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글을 쓰면서 반성하고 각오를 새롭게 했습니다.
때로는 말로 못 하는 마음을 글로 써보기도 했습니다.
큰딸은 이제 중학교 2학년입니다.
저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는지 관계가 나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대화가 많은 건 아닙니다.
살갑게 애정을 표현하지도 못합니다.
둘 다 'I'로 시작해서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게 편합니다.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지만 절망적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해 온 대로 하면 괜찮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봤습니다.
입을 닫고 귀를 열었던 게 옳았습니다.
기다렸습니다.
하고 싶은 말 대신 먼저 아이의 말을 들었습니다.
제 입에서 나오는 말 대부분은 잔소리일 뿐입니다.
저는 아니라고 하지만 듣는 아이들에겐 잔소리였습니다.
말하기 전에 잠깐 생각하며 기다렸습니다.
이 말을 하는 게 맞는지, 아이가 원하는 말인지 판단하는 게 먼저였습니다.
화가 나는 상황에서도 한 번 더 참고 기다렸습니다.
입을 닫고 내가 왜 화가 났는지 나를 먼저 들여다봤습니다.
누군가 그랬습니다.
부모가 화를 내는 대부분의 경우는 자신의 기준으로 아이를 보기 때문이라고요.
아직 서툰 아이를 부모 기준에서 보면 모든 게 못마땅합니다.
그래서 내 기준이 아닌 아이의 기준으로 옮겨갔습니다.
물론 어렵습니다.
어렵다고 포기할 수도 없습니다.
어쩌면 제가 조금 더 노력하면 관계가 좋아질 수 있는 방법입니다.
방법을 아니 더 노력하는 게 맞는다는 생각에 이릅니다.
사람이다 보니 흔들릴 때가 있습니다.
마음을 몰라주는 아이가 원망스럽기도 하고요.
그럴 때면 글을 쓰며 나를 다시 돌아봤습니다.
저에게 잘하고 있다고 격려했습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거라고 응원했습니다.
흔들리는 저를 잡아준 글쓰기가 있었기에 아이와 관계도 나아지고 있습니다.
저를 먼저 바로잡으니 아이도 저를 인정해 주었습니다.
먼저 다가와 준 덕분에 대화도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고민도 말하고 일상도 공유하고 마음도 나누게 되었습니다.
책과 글쓰기 덕분에 조금씩 괜찮은 부녀 사이가 되어갑니다.
내가 쓴 글을 아이가 읽는다면 효과가 배로 나는 건 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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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 : 내 일을 찾는 책 쓰기
2023년 4월 28일 금요일 2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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