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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May 02. 2023

알은 안에서부터 깨고 나온다


지난달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가 개발한 '스타십'의 첫 시험 발사가 실패로 끝났다. '슈퍼헤비'라는 별명처럼 모든 면에서 최고이자 최초였다. 우주선의 전체 길이는 자유 여신상보다 26미터나 길고, 추진력은 보잉 747 항공기 63대를 모은 힘과 같다. 스타십은 한 번에 80~120명이 탑승할 수 있고, 1.9톤짜리 누리호 발사체 78대를 실을 수 있다. 스타십을 개발하는 목적은 우주로 사람과 각종 장비를 실어 나르기 위해서다. 일론 머스크는 스타십은 발사체 모두를 재활용할 수 있게 설계, 제작했다고 밝혔다. 우주로 갈 수 있는 비용을 낮춰 우주 개발은 물론 관광도 가능하게 하겠다는 그의 목표다.


사람들은 스페이스 X를 만든 일론 머스크를 이상주의 자라며 관심 갖지 않았다. 그때까지 우주 발사체를 재활용한다는 건 누구도 실현하지 못했다. 머스크는 투자와 오랜 연구 끝에 발사체 귀환을 현실화했다. 그때부터 사람들은 스페이스 X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스페이스 X는 신생기업이나 다름없었다. 우주 관련 사업에서 신생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적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머스크는 NASA를 상대로 입찰 기회를 얻기 위해 법적 공방도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또 머스크는 창업 초기 1천여 명의 면접을 직접 볼 정도 인재를 중요시했다. 심지어 2005년 래리 페이지에게 구글에서 퇴사하는 유능한 인재를 스카우트하기 위해 구글 본사를 로스앤젤레스로 옮겨달라고 부탁했다.


전기 자동차 테슬라를 만들 때도 사람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았다. 그의 행보는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그는 자신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 왔다. 불가능할 것 같은 일도 망설임 없이 뛰어들었고 해냈다. 그의 도전 정신은 스페이스 X가 주장하는 채용 표어에 잘 드러나 있다.

"스페이스 X는 특수부대라는 것입니다. 업무가 힘들더라도 감당할 수 있다면 좋습니다. 하지만 그러고 싶지 않다 명 들어와서는 안 됩니다."

실패를 두려워했다면 시도조차 하지 않을 것이다. 실패를 통해 다음 단계를 나아가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그는 생각했던 것 같다.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간다는 건 실패할 확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이 말은 성공한다면 독보적인 존재가 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 단지 실패를 감당할 용기와 지금 당장 시작할 수 있는 자신감이 전부였을 것이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은 변화를 마주한다. 일론 머스크처럼 화성을 정복하겠다는 목표로 변화를 준비할 사람은 드물 테다. 우리는 우리가 사는 범위 안에서 변화를 꾀한다. 조금 더 안정된 직장, 조금 더 많은 연봉, 조금 더 큰 평수의 집을 바란다. 이를 위해 수백억 투자 유치를 준비하거나, 세상 놀랠 킬 발명을 하는 건 아닐 것이다. 그저 오늘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내일 할 일을 위해 준비하고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정도이다.

직장밖에 다닐 줄 몰랐다. 부업이나 전직은 꿈도 안 꿨다. 그럴 역량도 방법도 몰랐다. 그때는 하나의 문이 닫히면 새로운 문을 열어야 하는 줄 알았다. 직장 잘 다니다가 은퇴할 즈음 새 일을 준비하는 게 순서였다. 도전은 도전을 즐기는 사람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그때 나는 도전을 즐길 마음도 여유도 없었다. 일상은 어제와 같은 오늘이 내일도 반복되는 연속이었다. 내 주변에도 그렇게 사는 게 맞는다며 똑같은 조언을 했다. 눈에 보이고 귀에 들리는 게 비슷한 말과 행동이니 나도 따라가는 게 맞았다. 아니었다.


변화는 엄청난 무엇으로 인해 시작되지 않았다. 단지 매일 책을 읽는 것부터였다. 한 권씩 읽어나간 책이 서서히 나를 흔들었던 것 같다. 할 줄 아는 게 없다면 지금부터 하면 된다고 귀띔했다. 세상을 바꿀 게 아니니 부담 갖지 말고 하나씩 해보라고 등을 살짝 밀었다. 내 뒤에 누군가 서 있었고 그들이 나의 등을 밀어주는 건 생소한 경험이었다. 싫지 않았다. 적어도 그들은 나보다 먼저 그 일을 경험했다. 그러니 그들의 말을 믿어보기로 했다. 어쩌면 그들을 믿은 게 아니라 나 자신을 믿게 된 것 같다. 할 줄 아는 게 없다고 단정 지었던 나에게서 벗어나면서 말이다. 대단한 능력도 아니었다. 읽고 쓰고 나누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 5년이 흘렀고, 6년째 이어오고 있다.


앞으로도 나는 세상을 바꿀 용기와 재능이 생기지 않을 것 같다. 그저 나 자신을 어제 보다 나은 나로 만들면 충분하다. 그러기 위해 책을 읽고 글을 쓴다. 적어도 내가 바뀌면 내 주변 몇몇에게 영향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그거면 충분하다. 한 명 두 명 다른 길을 선택하고 저마다 길을 만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러다 보면 그중에 머스크처럼 세상을 놀랠 킬 누군가 나오지 않을까. 단지 지금은 자신이 만든 껍질을 못 깨고 있다고 생각한다. 줄탁동시. 알을 깨기 시작하는 건 안에서부터다. 그러고 나면 밖에서 도와줄 뿐이다. 저마다 방법은 다르다. 나처럼 책일 수 있고, 동영상일 수 있고 누구의 조언일 수 있다. 그게 무엇이든 시작했으면 좋겠다. 그래야 껍질이든 고정관념이든 깨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내가 책 읽고 글을 쓰면서 책 쓰기 코치까지 하게 된 것도 마찬가지다. 할 수 없다는 건 해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전하는 그 일이 천지가 개벽할 만큼 대단한 일도 아닐 것이다. 단지 가보지 않았고 내딛지 못한 것뿐이다. 세상이 아닌 나 하나 바꾼다는 각오여서 그나마 부담이 덜 했던 것 같다. 해보니까 눈치가 생겼다. 새로운 시작에는 부담보다 그냥 저지를 용기 면 충분하다고. 그 덕분에 여기까지 와 있다. 그리고 시작했으면 계속한다. 6년째 매일 책 읽고 글 쓰는 것처럼 말이다.



https://m.blog.naver.com/motifree33/223090096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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