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저녁밥으로 돈가스에 메밀면을 먹었다. 치즈 돈가스 하나, 냉메밀면 두 개, 두 딸이 먹기엔 많은 양이어서 나는 젓가락만 얹었다. 6일 만에 밀가루를 먹었다. 낮에도 군것질로 과자 몇 개 먹었다. 이때부터 배속에서 난리가 났다. 가스가 차기 시작했다. 밀가루를 완전히 끊었던 지난 6일 동안 배속은 잠잠했다. 그리고 알았다. 나와 밀가루는 맞지 않는다는 걸. 그동안 빵을 끊지 못해 이틀에 한 번꼴로 한 개 정도 먹었다. 그 때문인지 자고 나면 늘 배가 더부룩했다. 지난 6일 동안은 자고 나도 배가 편했다. 이번 경험을 통해 밀가루가 나와 맞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많은 걸 알게 된다. 삶에 중요한 거의 모든 것들은 경험에서 배운다. 경험에서 배우면 몸이 기억하고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경험만이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끈다고 할 수 있다. 살다 보면 모든 걸 다 경험할 수만은 없다. 그래서 간접 경험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게 된다. 간접 경험도 결국 내 것이 된다. 믿고 확신을 갖는다면 말이다. 이때 필요한 게 정확한 정보와 타인의 경험이다. 근거 없는 정보와 입증되지 않은 경험은 신뢰할 수 없다. 오히려 내 삶을 망칠 수도 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도전한다.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한 노력이다. 작가를 겸업하다 보니 주변에 글 쓰는 사람이 많다. 그들을 크게 세 분류로 나뉜다. '더 잘 쓰고 싶은 사람', '꾸준히 쓰고 싶은 사람', '글을 써보고 싶은 사람'이다. 첫 번째는 가끔 쓰면서 실력을 키우고 싶은 사람이다. 글쓰기에 관심도 있고 글도 제법 쓸 줄 안다. 기본기는 있다고 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글쓰기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다. 글쓰기를 통해 얻고 싶은 게 있고 더 잘 쓰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래서 꾸준히 쓰는 방법을 알고 싶어 한다. 세 번째는 글쓰기에 관심만 있는 사람이다. 시도는 하지 않고 늘 마음만 있다. 언젠가는 써야지 하면서 말이다.
나도 무턱대고 글쓰기를 시작했다. 잘 쓸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무턱대도 착각해 시작은 했지만, 나는 무작정 수업을 들었고,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틈틈이 쓰려고 했다. 그렇게 시작해 6년째 매일 쓰고 있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나도 써보고 싶은 마음을 시작으로 더 잘 쓰고 싶었고 꾸준히 쓰고 싶었다. 그런 마음으로 매일 쓰면서 차츰 깨닫게 되었다. 글을 써보고 싶다면 쓰면 되고, 꾸준히 쓰고 싶다면 꾸준히 쓰면 되고, 더 잘 쓰고 싶다면 공부하면서 쓰면 된다는 것이다. 결국 경험을 통해 깨닫게 된 진실은 이거다. 쓰면 된다.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서 타인의 경험에서 글쓰기를 배웠다. 간접 경험은 한 명보다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 같았다. 여러 사람을 통해 입증된 방법과 검증된 경험이라면 믿고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의 세 분류의 사람들이 조언을 구하는 이유도 같다. 보다 명확한 정보와 검증된 방법을 원한다. 그래야 보다 빨리 갈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문제는 글은 쓰지 않으면서 조언만 구하고 정보만 찾는다는 점이다. 그들이 궁금해하는 걸 나도 똑같이 궁금했었다. 그래서 책을 읽고 강의를 들으면서 답을 찾아다녔다. 이제까지 매일 써오면서 찾은 답은 하나다. 쓰면 된다는 것이다.
밀가루가 내 몸에 맞지 않는다는 건 직접 경험해 봐야 알 수 있다. 정보나 타인의 경험만으로는 판단할 수 없다. 반대로 직접 경험해 보지 않아도 진리를 배울 수 있는 것도 있다. 시간을 낭비하면 인생도 낭비된다. 좋은 습관이 많을수록 삶은 나아진다. 건강한 음식을 먹어야 내 몸도 건강해진다. 글을 잘 쓰고 싶은 것도 마찬가지다. 단 하나의 진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잘 쓰고 싶다면 꾸준히 공부하면서 매일 쓰면 된다. 글은 쓰면 쓸수록 실력이 나아진다고 했다. 이 말은 단기 속성반이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 된다는 의미이다. 배우고 익히고 꾸준히 쓰는 것만이 실력이 나아진다고 장담할 수 있다. 내가 직접 경험하고 있고 이미 간접 경험을 통해 배운 유일한 진리이다.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안다. 좋아하고 싫은 것도 자신이 제일 잘 안다. 인생을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진리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누구나 아는 진리지만 이를 실천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나뉜다. 진리를 믿고 실천하면 삶은 더 나아진다. 반대로 알면서도 행동하지 않으면 늘 같은 자리를 맴돌 뿐이다. 당신은 어느 쪽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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