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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Sep 16. 2023

주말 근무, 글빨 안 사네

주저리주저리

그분이 오셨나 보다.

두 시간째 딴짓이다.

기껏 쓴 글은 생각이 안 나 지웠다.

다시 쓰자니 집중을 못하겠다.

시간이 갈수록 조바심만 난다.

주말에 출근한 것도 한몫 하나보다.

책임을 맡았으니 출근하는 게 당연하다.

억지로 출근 한건 아니다.

내 몫의 시간을 빼앗긴 게 안따까울 뿐이다.


마음의 차이인 것 같다.

현장에 나오면 마음 한 곳이 늘 일에 가 있다.

자리를 지켜도 비워도 걱정은 따라다닌다.

그런 마음으로 글을 쓰니 헛발질만 하는가 보다.


어떤 상황에서도 글을 쓸 수 있으면 좋겠다.

주변 상황에 영향받지 않고 꿋꿋이 쓰고 싶다.

핑계 대고 싶지 않다.

핑계 댄다고 누가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물론 잘 써져도 알아주는 사람 없는 건 마찬가지다.

자기만족일 뿐이다.


글을 쓰는 제1목적은 나를 위해서다.

내가 좋아야 내가 쓰는 글도 나아진다.

써내기 위해 쓰는 글은 공감받지 못한다.

그런 글이라면 나보다 읽는 사람이 먼저 알 테다.


기초를 튼튼하게 만들려면 땅을 반듯하게 파야한다.

반듯하지 못하면 기초도 제 역할을 못한다.

기초가 역할을 못하면 당연히 건물도 부실해진다.


글을 쓰기 전에도 생각과 감정부터 챙겨야 할 것 같다.

감정이 흐트러지고 생각이 많으면 글도 뼈대가 없어진다.

이리 갔다 저리 갔다 결국 무슨 글인지 모를 내용을 쓴다.

기껏 분량을 채워도 안 채우니만 못한 글이 된다.


글도 중요하지만 일도 챙겨야 한다.

일을 챙기려면 글에 집중 못할 수 있다.

우선순위를 정해야 한다.

일하러 나왔으니 일부터 챙기자.

안 써지는 글 붙자고 있으면 시간만 간다.

할 일 해놓으면 생각도 감정도 다시 돌아올 테다.

그때 다시 쓰고 싶은 글을 쓰자.

지금은 일이 먼저이다.


오늘은 여기까지만 쓰고 일하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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