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승관, 부승관, 부승관, 만세 삼창이구나. 부승관을 위해 만점을 받았나 보다. 질투하면 안 되는 데 질투가 난다. 질투의 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 괜히 질투했다가는 꼰대소리 듣겠다. 어쨌든 목표 달성이다.
시험 전날 타이틀을 걸었다. 아마도 올백받을 자신감이 붙었나 보다. 시험이 끝나고 먼저 연락해 왔다. 덩달아 나도 신났다. 시크하게 '수고했어♥'한 마디로 축하를 대신했다. 그러고는 사고 싶은 앨범 링크 보내라고 했다. 예약 판매 중인 세븐틴 앨범 구매 링크를 잽싸게 보낸다. 링크를 타고 들어가니 세븐틴 전용 사이트인 것 같다. 간단한 회원 가입절차가 필요하다는 메시지가 뜬다. 가입은 우선 보류. 큰딸과 상의 끝에 직접 구매할 수 있게 돈을 주기로 했다. 본인이 사야 포인트 적립도 된다고 하니. 노력에 대한 보상은 즉각적이어야 효과가 크다. 부디 이 느낌을 잊지 않기를.
큰딸이 100점 받은 시험지 사진을 인스타 스토리에 올렸다. 잽싸게 내려받았다. 내 스토리에도 공유했다. 이런 자랑질 얼마만이냐. 보는 사람 없으면 어떤가 나만 좋으면 그만이다. 사진을 보다 아주 작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은'이라는 글씨가 보인다. 흰색으로 써놔서 자세히 봐야 보인다. 어떤 마음으로 썼을지 짐작해 봤다. 올 백 받기 위해 몇 주 동안 열심히 공부했다. 공부할수록 자신감이 붙는 눈치였다. 처음에 안 걸었던 타이틀도 시험 전날 걸었으니 말이다. 그렇다고 해도 반신반의했을 거다. 어느 시험도 호락호락하지 않을 테니까. 다행히 원하는 점수가 나왔고 100퍼센트 실력이라고는 장담할 수 없었나 보다. 그러니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것 같다고 적었지 싶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세상일 중 미리부터 결과가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 결과가 정해진 건 딱 하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거다. 그러지 않고는 셀 수 없이 많은 변수와 운이 작용하는 게 세상일이다. 코피를 쏟을 만큼 노력해도 운이 안 따르면 시험에 떨어질 수 있다. 설렁설렁해도 운이 좋아서 한 번에 붙을 수도 있다. 운을 바라고 공부하지 않는다. 열심히 하다 보면 운이 따라주는 게 이치이다. 운도 실력이라면 말이 있다. 노력한 이에게 보상처럼 주어지는 게 '어쩌다 한 번의 운'이라고 생각한다. 그 운도 살다 보면 셀 수 없이 오고 갈 것이다. 눈에 띄는 운도 있고 눈앞에 있어도 못 보고 지나칠 수도 있을 테다. 잡으려고 해도 잡히지 않는 게 운이고, 잡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도 운일 것이다. 이것저것 따지지 말고 그냥 오늘 해야 할 일을 하면 운도 알아서 찾아올 거다. 그게 마음 편하다.
생각해 보면 지난 6년 동안 셀 수 없이 많은 운이 작용했던 것 같다. 책을 읽기 시작하고 글을 쓰게 된 건 인생을 바꿀 만큼의 대운이었다. 책을 통해 만나게 된 다양한 사람도 순전히 운 때문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분들을 만났고 그들에게서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배운 것도 운이 작용했다. 글만 쓰던 내가 책을 낸 것도 하늘이 도왔다.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나온 책을 많은 사람이 찾아주는 것도 천운이나 다름없다. 내 책을 읽고 가감 없이 평을 남겨준 것 또한 감사하다. 강사가 되겠다고 결심하니 스피치 수업을 열어준 은인. 글쓰기 모임을 시작하니 나를 믿고 기꺼이 함께 해준 블로그 이웃. 브런치에 올린 글만 보고 2시간짜리 강연에 초대해 준 담당자. 이제까지 나에게 일어났던 변화와 성장은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수많은 우연과 인연, 행운과 노력이 더해져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그 덕분에 지금의 내가 있고, 앞으로 내가 더 기대된다.
내가 믿는 한 가지 원칙이 있다. 노력한 만큼 돌려받는다는 것이다. 돌려받는 건 결과이다. 그전에 노력이 먼저다. 어떤 일이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 그에 따른 결과가 주어진다. 그 결과가 마음에 안 들 때도 있다. 노력에 의심이 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노력마저 안 하면 어떤 결과도 얻을 수 없다. 심지어 운조차도 기대해서는 안 된다. 운도 실력이라는 말처럼.
이번 시험을 통해 큰딸도 깨달았으면 좋겠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는 걸. 노력한 만큼 운도 따라준다는 걸. 그러니 처음이자 마지막이라고 휴지에 적어 코나 풀어버려라. 어떤 결과를 바라든 스스로 하기 나름이다. 원하는 만큼 노력하면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 원하는 결과가 안 나왔으면 그만큼 노력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그러니 무엇보다 스스로를 믿었으면 좋겠다. 자신을 믿는 게 성공의 제1조건 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믿으면 못할 게 없다. 나도 같은 믿음으로 지난 6년을 버텨왔다. 그 믿음 덕분에 운도 따랐으니까.
"딸아! 노력하는 만큼 운도 따를 거다. 그러니 자신을 먼저 믿었으면 좋겠다. 너의 가능성을 의심하지 말고 마음 가는 대로 해봤으면 좋겠다. 분명 운도 네 편이 될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