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에게 필요한 단 하나의 필살기

by 김형준

거실 한쪽 벽면에 18칸짜리 책장이 있습니다. 책장에는 대부분 초등학생에게 도움이 될 책입니다. 구매했던 전집부터 이웃들에게 받은 책까지 다양합니다. 대부분 10년 이상 자리를 지킨 책입니다. 매일 눈에 보여도 정작 읽은 건 몇 권 안 됩니다. 언제까지 자리만 지키게 둘 수도 없습니다. 아내는 올겨울 방학을 끝으로 책을 정리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저도 동감입니다. 버리기 전 꼭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내년이면 고학년이 되는 둘째와 중3이 되는 첫째에게 독서 습관을 갖게 하는 겁니다.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방법을 궁리 중입니다. 책장에 책을 어떻게 하면 다 읽게 할까? 습관처럼 읽게 할 방법이 있을까? 무얼 해주면 책과 가까워질까? 알아서 읽으라면 분명 안 할게 뻔합니다. 동기부여가 될 장치가 필요합니다. 습관이 될 때까지 과정도 거쳐야 합니다. 저항이나 거부감 없는 방법이면 좋겠습니다. 습관이 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행위를 통해 즐거움을 찾는 거라 했습니다. 가장 이상적인 방법은 독서를 통해 이전에 몰랐던 가치와 즐거움을 발견하는 것입니다. 그럴 수 있다면 분명 책과 더 가까워질 거로 믿습니다.


6년 전 저처럼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다가 삶이 송두리째 변하는 경험으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저도 책이 삶에 한 부분이 되기까지 6개월 정도 걸렸던 것 같습니다. 그때까지 저항도 의심도 들었습니다. 다행히 어느 시기부터 거부감보다 믿음이 강해졌습니다. 확신이 들었습니다. 또 다른 대안이 없다고 믿기에 이릅니다. 저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이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믿음이 신념이 되었고 확신은 소명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런 저를 옆에서 지켜본 두 딸도 분명 책의 가치를 모르진 않을 겁니다. 다만 행동하지 못할 뿐입니다.


부모의 역할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남에게 독서의 장점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내 자식부터 챙기는 게 순서일 겁니다. 물론 쉽지 않습니다. 제아무리 생선 낚는 방법을 가르쳐 줘도 스스로 물가를 찾지 않으면 한 마리도 낚지 못합니다. 어쩌면 물가에 앉히는 게 먼저일 겁니다. 그러고 나면 물고기를 낚는 방법은 스스로 찾을 수도 있을 테니까요. 말귀를 알아듣는 사람이니 시간이 걸리더라도 가능할 거로 믿습니다. 분명 무엇이 더 가치 있는지 이해한다면 습관으로도 이어질 것입니다.


습관을 만들 때 꼭 챙겨야 할 한 가지가 '보상'입니다. 어떤 종류의 보상이든 습관을 만들 때 빼놓아서는 안 됩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걸로 충분히 보상하는 겁니다. 중요한 건 보상을 위해 책을 읽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책을 더 읽기 위해 약간의 보상이 주어져야 합니다. 보상은 거들뿐입니다. 아이들이 착각하지 않도록 알려주는 것도 부모의 역할입니다. 무엇보다 보상 없이도 알아서 책 읽는 습관을 갖는 게 목표입니다. 이번 기회에 책 읽는 습관을 갖게 된다면 살면서 필요한 어떤 습관이든 스스로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직장인으로 살면서 가장 필요한 게 방학이었습니다. 학생 때 낭비했던 방학을 그토록 바라게 되었습니다. 그때 조금 더 진지하게 방학을 보냈으면 어땠을까 후회도 듭니다. 두 딸이 방학을 보낼 때면 만감이 교차합니다. 나름대로 알차게 보내려고 노력하는 건 보이지만, 제게는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잔소리하면 그마저도 안 할 게 보입니다. 언제까지 두고 볼 수 없습니다. 방학의 가치를 이번 기회에 알게 해 줘야겠습니다. 여정이 험난하더라도 반드시 끝까지 정해놓은 목표를 이룰 것입니다. 내가 아닌 아이들을 위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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