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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Nov 27. 2023

책 쓰는 사람만이 갖는 가치 세 가지

한 달에 두 번 독서모임을 갖습니다. 어느덧 44번째 모임을 진행했습니다. 둘째 주 모임은 자유 도서, 넷째 주 모임은 지정 도서를 읽습니다. 지정 도서는 주로 제가 선정합니다. 한 달에 한 번 기분 좋은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제까지 선택이 만족스럽지만은 않았습니다. 여러 사람이 모이니 취향도 제각각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어느 한쪽으로 쏠리지 않으려고 신중에 신중을 기합니다. 


어제 모임에서는 러셀 로버츠의 《결심이 필요한 순간들》을 읽고 토론했습니다. 다행히 책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습니다. 밑줄 긋고 곱씹을 내용이 많았다고 합니다. 자연히 토론 열기도 뜨거웠습니다. 2시간 넘기는 건 일도 아닙니다. 무엇보다 이 책을 읽을 기회를 만들어준 저에게 감사해 주었습니다. 저 또한 그런 인사 덕분에 기꺼이 또 신중히 책을 고르게 됩니다. 


한편으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책 한 권이 한 사람의 삶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요. 같은 책을 읽어도 누구는 삶이 뒤흔들리는 경험을 하기도 합니다. 또 누구는 반대로 별 감흥 못 얻기도 하고요. 어느 쪽이 맞는다고 할 수 없습니다. 책은 그럴 수밖에 없으니까요. 읽는 사람의 생각, 가치관, 환경, 관심사에 따라 영향이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옳고 그름이 아닌 인식의 문제일 뿐입니다.


이렇듯 한 권의 책은 특정할 수 없는 가치를 품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 누군가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수 있을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나 저마다의 이야기와 경험, 지혜를 담아 책을 쓰는 건 가치를 따질 수 없는 일일 것입니다. 단언컨대 나의 이야기를 담아 책을 내는 건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책을 씀으로써 얻을 수 있는 세 가지 효과가 있습니다. 


첫째, 아는 것과 모르는 걸 구분하는 지혜를 갖습니다.

책을 쓰기 위해 제일 먼저 주제를 정합니다. 주제는 내가 가장 잘 아는 내용입니다. 오랫동안 일해온 직업에 관해, 깊이 있게 공부해 온 특기나 취미, 살면서 경험했던 성공과 실패 등. 이 중 가장 자신 있는 주제를 정하고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내용을 정리합니다. 일련의 과정을 통해 그동안 내가 알고 있었던 것과 부족한 부분이 무엇인지 이해하게 됩니다. 아마도 이제까지 이런 기회를 가져본 적 없었을 겁니다. 그저 막연하게 나는 어떤 일을 오래 해왔고 이 정도는 알고 있다고 생각해 왔을 겁니다. 

정리되지 않았던 지식과 경험을 책을 씀으로써 정리해 보는 겁니다. 이 과정을 통해 마치 뒤죽박죽이던 책장 종류별로 구분되는 경험을 하게 될 것입니다. 또 독자에게 정리된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본인 또한 보다 깊이 공부하는 계기가 됩니다. 더불어 잘 모르는 것들을 다시 배울 수 있는 계기도 됩니다. 이는 자신이 쓴 주제에 대해서 만큼은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쉽게 설명할 수 있다면 그게 전문가 아닐까요?  


둘째, 나눔을 통해 나의 가치를 올립니다.

책을 쓰겠다고 마음먹기까지 커다란 용기가 필요합니다. 분명 선한 의도로 책을 내지만 의미를 곡해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입니다. 또 근거 없이 험담하는 이도 있을 테고요. 하지만 책을 내는 이유는 단 한 사람이라도 돕겠다는 마음이 우선합니다. 그게 누가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쓸모없는 험담에 고귀한 가치를 잃어서는 안 됩니다. 자신이 왜 책을 썼는지 그 의미를 잃지 않는다면 언제든 빛을 발할 거로 믿습니다. 진심은 통하는 법이니까요. 당연히 그로 인해 자신의 가치 또한 올라갈 것입니다.   


셋째, 도전하는 용기와 끝까지 해내는 끈기를 갖게 됩니다.

몇 권의 책을 내는 동안 들었던 공통된 감정이 있습니다. 바로 의심과 불안입니다. 이 책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줄 수 있을지 의심합니다. 사람들에게 외면받지 않을까 불안합니다. 또 끝까지 쓸 수 있을 자신감도 떨어집니다. 생각대로 잘 안 써지면 걱정도 듭니다. 아마도 완성된 책을 손에 쥐어도 이런 의심과 불안, 걱정은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반대로 어떻게든 끝까지 써냈다면 이때 느낄 감정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해냈다는 성취감은 물론 자기 안에 그만한 끈기가 있다는 데 더 놀랄 것입니다. 한 번 맛본 성취감은 또 다른 도전으로 이어집니다. 책을 또 쓸 수 있고 강연이나 강의를 만들어 더 많은 사람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어떤 형태이든 도전이 필요하고 결과물 내기까지 인내와 꾸준함도 요구됩니다. 다행히 책을 쓰며 갖게 된 태도 덕분에 이 또한 얼마든 해낼 수 있습니다. 


베스트셀러라고 모두에게 감흥을 주는 건 아닙니다. 무명작가의 책이라고 얻을 게 없는 것도 아니고요. 책의 가치는 읽는 사람에 따릅니다. 남다를 것 없는 인생에도 의미와 가치가 있습니다. 몇십 년 같은 일을 했다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성공뿐 아니라 실패를 통해서도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가치 없는 경험은 없다고 했습니다. 단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을 뿐입니다. 나라는 존재가 유일하듯 내가 전할 수 있는 가치 또한 특별합니다. 그러니 용기를 냈으면 좋겠습니다. 내가 쓰는 책으로 인류를 구원할 게 아닙니다. 내가 쓰는 책은 내 주변 사람만 도우면 됩니다. 단 한 사람을 변화시켰다면 그걸로도 충분합니다. 시작은 한 명일지 모르지만, 이후로는 복리로 늘어날 것입니다. 


아무리 말해도 와닿지 않는 사람도 있습니다. 좋은 건 직접 경험했을 때 더 잘 알게 되는 법입니다. 긴 말 장황하게 적었지만, 직접 해보지 않고는 과정의 고통과 결과의 희열을 느끼지 못합니다.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습니다. 용기 내 도전한 사람만이 경험하고 성취하게 됩니다. 어때요, 도전해보지 않으실래요?



https://docs.google.com/forms/d/1SYVrTplML51BXo3YKEAU6cSgMnfmAsMphQquKRvpXPg/ed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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