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가 나무라다

by 시와 카피 사이

<나무가 나무라다>



나도 바람 견딘다

나도 장대비 견딘다

이별 견디고 겨울

눈보라 견딘다

나도

빗속에서 몰래 운다

젖다가

잦아들고

물든다 꽃잎으로

다시 흔들린다

볼꼴 못 볼꼴 다

보고도 보면서도

산다

살아있다 도무지

길 없어도 방도 없어도

산다

살아간다


꽃은 꺾이고 나서도 꽃이다




사랑은 관찰이 아니다

잠수다

강물을 사랑하는 사람은

아름답다고 말하지 않고

그냥 뛰어든다

-이어령



우린 때로

너무 많은 말을 하려 합니다.


누군가를 위로할 때, 힘을 주고 싶어서

누군가가 안타까울 때, 바꿔보려는 마음에


존재보다

언어가 앞서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언어가 지도라면, 존재는 등불입니다.


막막한

삶 앞에선 때로


지도로 길을 가리키는 사람보다

등불로 길을 함께해줄 사람이 필요합니다.


쓸쓸하고 쌀쌀한 방

내 곁에서


온기가 다 전해질 때까지

말없이 마음을 밝히는

저 난로처럼,


칼바람 이는 창밖으로

말없이 함께 흔들리는

저 나무처럼,


함께 물들고

함께 흔들리며

존재로서 공명하는 것.


서로 다른 울음과 울음이 만나

맞울음이 되고


서로 다른 울림과 울림이 만나

맞울림이 되어가는 것.


그리하여

서로가 서로의 주파수를

미세하게 맞추어나가는

손끝의,

그 조심스러운 행로가


사랑의 여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쓰러지면

일으켜 세우는 것이 우정

함께 쓰러지는 것은 애정

-혼다 S-MX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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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시는 자작 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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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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