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빼라빼라 ~
골프에 입문한 지 10년, 소위 말하는 구력 10년이 되었다. 입문할 당시만 해도 지금처럼 진정한 골프 대중화는 아니었다. 회사에서 골프와 관련된 비즈니스를 시작하는 것이 계기가 되어 이론과 함께 플레이를 위한 입문이 시작되었다. 골프를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경제적 여유는 없었기에 7번 아이언 중고채를 구매해서 레인지 연습장에 간 것이 소박한 입문이다. 지금과 같이 유튜브 같은 소셜 매체가 활성화되지 않아 서적이나 블로그의 글만으로 자기 주도 레슨을 하였고 손가락과 손바닥은 돌아가면서 물집이 잡힐 정도로 후려 까기만 했다.
어려서부터 야구를 취미로 하면서 운동신경이 그리 나쁘지는 않아 3개월여 만에 7번 아이언은 곧바로 일정한 거리로 보낼 수는 있었다. 그때 즈음, 소위 '머리 올린다'라고 하는 필드 플레이를 하게 되었다. 드라이버에 대한 연습이 전혀 안된 단계여서 그 첫 경험은 완전... &^%$#$#.
연습량이나 자가 측정 운동신경 대비 스코어가 의외로 잘 나온다면 즐거운 마음으로 골프의 세계에 빠지겠지만, 첫 라운딩에서 굴욕과 엄청난 민폐를 경험하였기에 크고 작은 정도의 선택지가 생기게 된다.
골프는 안 맞나?채가 문제인가? 연습장에서는 곧잘 맞던 7번 아이언도 필드에서는 배신을 하니 더 연습을
해야 되나?... 누군가에 물려받았거나 구매한 중고 골프채를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여러 가지 복잡한 생각에 첫 경험 그날 밤은 잠을 이루지 못했던 것 같다. 손에 물집이 잡혔다가 터졌다가 아물었다가... 반복되는 아픔의 고통은 이쯤에서 관둘까 하는 쉬운 결정을 자꾸 유혹하게 된다. 그리고 회사를 옮기면서 골프는 자연스럽게 관심에서 멀어졌고 골프채들은 어두운 골프백 안에서 연식만 쌓여 갔다.그렇게 7여년의 시간이 흐르고 골프를 다시 해야되는 환경이 오면서 묵혀둔 골프채들은 골프볼 맛을 보게 되었다. 몸이 기억한다는 말... 7여년만에 연습장에서 스윙을 해보니 아이언은 곧잘 맞았고 웨지도 그대로 였다. 허나 여전히 드라이버는 잘 못맞추던 몸의 기억 그대로 였다. 7년전 실력 그대로 필드를 나가게 되었다. 약간의 매너는 갖추는 정도였고, 트리플보기, 더블파까지 100타 후반대에서 벗어날 수는 없었다.
그렇게 또 변함없는 '열심히' 연습만 하고 필드 나가고를 반복하면서 100타 후반에서 더 이상 발전이 없는 상황. 문제점을 파악하는 충분한 성찰도 없이 단편적으로 드라이버의 고질적인 슬라이스를 잡을 생각만 하였고 씩씩거리면서 휘두르기만 하면서 즐거움보다 스트레스만 쌓여 갔다. 그러던 어느 순간 골프라는 스포츠를 다시 곰곰히 돌아보면서 작은 깨달음이 있었다.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레슨 동영상, 라운드 동영상을 보면 골프는 스포츠로써 운동신경을 정립하라고 알려주고 비거리를 위한 수많은 조언들이 난무하고 있으며 프로선수들의 스윙은 파워와 스피드 그리고 올곧은 자세로 현란한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다. 팔을 펴고, 모으고 그리고 힘을 빼라한다. 일상에서 팔을 꼿꼿히 펴고 모으는 동작은 거의 없을 것이다. 어드레스할 때의 자세는 전적으로 골프 스윙만을 위한 기본 자세이다. 어드레스에서 팔 사이에 탱탱볼 같은 것을 끼우고 스윙하라고 조언한다. 일반적으로 팔을 모으고 펴게되면 힘을 주어야 된다. 그 자세에서 골프클럽을 쥐어야 되는데 손에 힘을 주게 되면서 전체적으로 양팔과 손은 힘이 가중된다. 그런데 힘을 빼야 된다고 한다. 신체에 힘을 줘야되는 동작에서 힘을 빼야 하는 조절 불가능한 자세가 스탠다드라고 하는데서 복잡해지고 어색해진다. 그 상태에서 스윙을 하다보면 볼을 잘 맞추지 못한다.슬라이스, 훅, 타핑, 뒷땅을 반복하다보면 체력이 떨어지고 지칠수록 힘이 더 들어가게 된다. 이런 과정을 반복해서 겪다보면 '왜'라는 의문이 떠오르면서 골프는 재미와 즐거움이 결핍된 목적없는 미션이 된다. 그래도 다양한 이유로 인해 골프를 해야 되는 이들은 레슨을 받는다. 일부분 교정되고 개선될 수는 있겠지만 결국 내것이 되기 위해서는 스스로의 문제를 파악하고 극복해야 되는 과정은 반드시 남을 것이다. 언젠가 유튜브에서 골프클럽 제조사의 연구소를 방문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클럽테스트를 위한 스윙기계? 로봇?을 통해 다양한 실험을 하는 영상이었다. 감정이나 생각이 전혀 없는, 입력한 값으로만 일관된 속도와 궤적으로 반복해서 스윙을 하는 기계는 미묘한 차이만 있을 뿐 거의 같은 위치와 거리에 볼을 떨어트렸다. 골프의 목표는 그 기계로봇이었다. 어떠한 환경에서도 오차없는 지속적인 일관성. 하지만 인간은 저마다 신체조건이 다르고 체력 또한 다르며 인지 능력도 다르고 다양하다. 골프가 지속적 일관성을 가지는 스윙기계가 되어야만 즐길 수 있는 스포츠가 맞다면 신체조건과 체력과 유연성부터 곰곰히 분석하고 파악하여 편안함을 우선 찾아야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골프는 힘의 우열이 있는 스포츠가 절대 아님을 인지한다면 편안한 나만의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골프 스윙의 절대적인 교과서는 없다. 흔히 말하듯 자신과의 싸움이자 대결이기 때문에 나만의 정리노트가 진정한 골프 교과서가 될 것이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우스꽝스러운 동작으로 스윙을 해도 볼이 곧바로 멀리가는 영상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백스윙에서 팔이 구부러지고 클럽으로 몸을 휘감듯이 스윙을 하는데도 결과는 좋다. 프로선수들의 동작이 절대값이라고 생각해 온 입장에서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동작임에도 좋은 결과를 내는데는 분명 골프의 이치가 다른데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일정한 지름값의 관용적인 원심력을 낼 수만 있다면 소위 말하는 스윙폼은 중요하지 않은 것이다. 그 어르신들은 오랜 시간 경험을 통해 나만 편한 일관된 스윙궤적과 속도를 만든 것이다. 유연하지 못한 상체 때문에 팔을 구부려야 되고 근력이 없어 스윙스피드가 느려도 어느 단계에서는 불리한 점을 보완하는 동작을 자연스럽게 익혀 동일한 임팩트를 가진다는 것이다. 여기서 '나만의 편안함'에는 클럽도 포함된다. '스윙스피드가 빠르다'는 싱글스코어를 치는 지인의 조언을 듣고 샤프트를 더 단단한 플렉스로 교체를 한 적이 있다. 그 전까지 고질적인 슬라이스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던 차여서 더 솔깃하게 들렸고 즉시 샤프트를 교체했던 것이다. 그러나 오히려 슬라이스는 더 심한 아크를 그리면서 오른쪽으로 한없이 날아갔다. 스윙하는 순간의 스피드만 빠른 반면 스테미너는 약했기에 라운드 후반으로 갈수록 슬라이스는 심해졌던 것이다. 드라이버 선택은 반드시 시타를 해보고 결정할 것을 제안한다. 그립을 잡는 순간부터 편안함이 느껴지는 클럽이 분명히 있다. 소위 다루는 데 있어서 편안함이 느껴지는, 가지고 놀 수 있는 느낌을 주는 클럽. 이 또한 반듯한 일관성을 유지해야하는 골프의 속성에 부합하는 나만의 힘이 될 것이다.
힘을 빼라는 것은 일상 생활에서 필요한 평상적인 에너지를 그대로 이어가라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일상적인 에너지만으로 골프의 스윙을 하려면 편안함이 필요하고 나만의 편안한 동작을 찾기 위한 부단한 연습을 한다면 스코어는 줄어들고 즐거움은 늘어날 것이다. 유선 이어폰의 줄을 잡고 돌리듯이 편안하고 쉬운 일상적인 습관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