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주라주라
골프에 입문하고 지금까지 가끔 또는 자주 듣게 되는 조언,'힘을 빼라'. 하지만 여전히 나도 모르는 사이에 어디엔가 힘을 주게 되고 여지없이 좋지 못한 결과를 보게 된다. 스탠스를 잡고 어드레스를 하면서 여러가지 가이드라인을 생각한다. 입문자 일수록 기본적인 자세에 대한 가이드부터 개별적인 습관적인 동작에 대한 되새김까지, 생각과 이론적인 지침이 많아질수록 나도 모르는 사이에 힘이 들어간다. 그러다 무심코 한 스윙에서 경쾌한 타구음과 함께 멋있게 똑바로 날아가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바로 다시 스윙을 해보면 다른 결과가 나게 되고...
이런 과정의 반복을 통해 조금씩 개선되고 발전해 가는, 지름길이나 왕도가 없는 꾸준히 자신을 단련시키는 스포츠가 바로 골프라는 생각이다. 고난과 역경을 헤쳐 나가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고 조금씩 나아지면서 또 그 기쁨에 더 연습을 계속하게 하는 유일한 생활 스포츠.
개인적으로 어릴적부터 접하고 즐기면서 지금도 빠져있는 스포츠가 또 있는데 바로 야구이다. 당연히 프로야구의 응원팀이 있고 중계시청은 일과의 하나이며 혼자서 직관도 할 수 있는 매니아이다. 골프의 힘에 관한 나름의 통찰을 얘기하려다 보니 아주 적합한 비유 대상이 떠올랐고 비교를 하면 할수록 일치하는 요소가 많다는 생각이다.
골퍼 개개인은 야구의 OO의 멘탈과 메카니즘이 매우 일치한다.
타자? 공을 타격해서 일정한 거리로 보내는 역할로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내 생각엔 한 이닝을 이끌고 게임을 리드해야 하는 투수의 모든 것과 거의 일치함을 알 수 있다. 야구를 소위 '투수놀음이다'라고들 한다. 물론 상대팀 타자들의 기량이 우수하여 득점을 통해 승부가 갈리기도 하지만, 투수의 컨디션에 따라 흐름이 좌우되는 것이 야구의 진리임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일 것이다. 그럼 골퍼와 투수의 일치점을 하나씩 집어보자. 골프는 정지된 공을 신체의 꼬임과 회전을 활용하여 원심력을 통해 타격을 하여 멀리 또는 정확한 위치에 보내는 것이고, 투수도 달려와서 던지는 것이 아니라 서있는 상태에서 신체의 꼬임과 회전, 그리고 원심력을 통해 투구을 하여 빠르게 또는 정확한 위치에 볼을 보내야 한다. 어떤 이동을 통한 가속력이 아니라 회전과 반작용의 원리로 양질의 타구와 투구를 만들어야 하는 운동성이 일치한다. 투수는 투구 전에 포수가 보내는 구질과 포구 위치를 알려주는 싸인을 받아 투구 목표를 정한다면, 골퍼 또한 타구 전에 거리와 방향을 스스로 정하고 목표를 설정한다. 투수가 싸인대로 잘 투구를 하여 타자와 승부를 하는 과정에서 상대 타자의 실력의 정도가 골프에서의 코스 난이도 핸디캡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고, 삼진 아웃을 시킨다면 PAR, 홈런을 맞는다면 더블PAR, 땅볼을 유도하여 더블플레이로 2개의 아웃카운트를 잡는 것을 버디 정도로 비유할 수 있겠다. 투수가 홈런을 맞고 난 후 멘탈관리가 다음 투구에 영향을 미치듯 골퍼 또한 아쉬운 스코어와 실수 이후의 다음 샷에서의 멘탈관리가 중요한 것은 상당히 유사할 것이다. 볼을 친 타수가 적음을 경쟁하는 , 보다 적은 타수를 통해 승부를 가르는 스포츠. 골프는 방어적이고 효율지향적인 스포츠이다. 던진 투구수가 적을수록 유리한 투수 역시 대표적인 수비 포지션이다. 골퍼와 투수의 평행이론에서의 최대공약수가 있다. 바로 9이다. 투수가 완투를 한다면 9이닝이고 골퍼는 9홀을 2회에 걸쳐 18홀에서 플레이를 한다. 물론 선발투수가 9이닝을 완투하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골프와 야구에서 정한 정규이닝과 홀수가 9개라는 일치성은 어떤 의미일까? 유래가 다른 종목인만큼 일치하는 근거는 없지만 두 종목 모두 다른 스포츠들보다 평균적으로 플레이하는 시간이 길다. 체력의 안배가 필요한 스포츠임은 분명하다. 많은 에너지를 요하는 과격한 동작은 없지만 장시간에 걸쳐 플레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나름의 지구력이 필요할 것이다. 투구와 타구에서 직접적인 동작은 팔을 활용하지만 힘이 들어가 있지는 않다. 프로야구 선발투수의 평균 투구수가 100구 정도이다. 100구 이하에서 교체타이밍을 생각한다. 골프의 최대타수는 144타이다. 144타를 다 치면서 라운드를 하는 골퍼는 없을 것이다. 핸디캡이 많아도 100타 내외에서 쳐야 라운드가 가능할 것이다. 이렇듯 기준이 되는 타수와 투구수가 100개 정도로 보더라도 어느 정도 체력을 잘 유지해야만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고 그래야만 성적이 좋을 것이다.
여기서 반대로 힘을 주어야 하는 포인트 또한 골퍼와 투수가 동일하다.
바로 하체. 파이어볼러든 칼제구든 모든 투수의 투구력은 하체에서 나온다. 와인드업에서 릴리스 순간까지 단단하게 지탱해야하는 신체부위는 다름 아닌 하체인 것이고, 악력의 조절을 통해 속도와 구질을 관리한다. 팔과 상체는 유연하게 회전만 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골프 스윙 또한 힘은 하체에 있다. 바디가 흔들리지 않도록 양쪽 다리로 단단히 지탱하고 상체의 회전을 통해 원심력을 일으켜 임팩트 순간 스피드를 올려 타격을 하는 것이다. 그리고 투구 방향과 타구 방향으로 하체의 힘을 이동시킨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유명 골프스타들이나 현역 투수들의 하체를 보면 다른 신체 부위보다 상대적으로 굵고 단단해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는 것이다.
주말 골퍼라면 라운드를 가지 않는 주말에는 몸의 기억을 위해 꾸준히 연습을 하자. 그리고 평일에는 걷기운동을 하면 좋겠다. 그리고 라운드 중에는 체력 안배를 고려한 정도만 카트를 이용하고 필드를 걸어보자. 하체가 지금보다 조금씩 단단해질수록 악성구질이 조금씩 줄어듬을 느껴보자. 골프는 등가속도운동이다. 크기와 방향이 변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단단한 지지대를 가져야 한다. 문득 떠오르는 광고카피가 있다.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 이 기술을 몸에 익히는 것이 바로 골프의 왕도가 아닌가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