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논파하다]③ 유통기한이 지난 방패를 내려놓고,

'설계'의 시대로 함께 가야 된다.

by 브릭스 인사이트

국가적 재난과 내란의 상흔이 깊었던 시절, 우리에게 정치는 생존의 문제였다. 상식이 무너진 광야에서 홀로 서 있을 때,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유시민작가의 명쾌한 독설은 단순한 방송이 아니었다. 그것은 상처받은 지지자들의 심장을 달래는 강력한 '정치적 항생제'이자, 거악에 맞서 싸우는 가장 날카로운 '방패'였다. 정치를 잘 몰랐던 나 역시 그들의 서사에 열광하며 비로소 정치적 존재감을 확인했다. 그들이 구축한 선악의 세계관 안에서 우리는 안전했고, 그 위로 속에서 우리는 다시 일어설 힘을 얻었다. 그때의 그들은 분명 시대의 요청에 응답한 영웅들이었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라는 새로운 계절이 왔다. 비바람이 그치고 새집을 지어야 하는 평시(平時)가 되었음에도, 과거의 영웅들은 여전히 진흙탕 싸움의 장화를 벗지 못하고 있다. 최근 정청래 대표의 독단적인 합당 제안과 특검 후보 추천 실책, 그리고 이를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빅 스피커들의 행태를 보며 나는 기묘한 이질감을 느꼈다. 지지율 60%를 상회하며 순항하는 정부의 성공보다 자신들이 구축한 '팬덤의 왕국'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해진 것은 아닐까. 자격이 부족한 이들의 실기를 '충정'으로 포장하는 자극적인 음모론과 진영 논리는 이제 국정 운영의 효율성을 갉아먹는 독소로 변질되고 있었다. 맑은 날 거실까지 진흙 묻은 장화를 신고 들어온 격이다.


그들에게 느낀 실망감은 그들의 배신이 아니라, 우리의 '성장'이었다는 것을 느낀다. 그들을 비판하는 통찰과 합리적 법치 비판이 귀에 들어오기 시작한 순간, 알고리즘이 쳐놓은 가두리 양식장을 탈출했다. 그들의 유통기한은 딱 '투쟁의 시대'까지였다. 투쟁의 언어로 국정을 설계할 수는 없다. 송영길대표의 귀환과 김민석 총리의 안정감이 이재명 정부의 새로운 엔진이 되어야 한다는 분석은, 정치가 이제 '쇼'가 아닌 '시스템'과 '실용'으로 넘어가야 함을 방증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걷고 있는 속도전에 발맞추지 못하는 스피커들은 이제 시대의 뒤안길로 물러날 준비를 해야 한다.


이재명 정부는 성공할 것이다. 코스피 5,000 돌파와 AI 대전환이라는 가시적인 성과가 증명하듯, 대중은 이제 '누가 더 잘 싸우는가'가 아니라 '누가 내 지갑을 채우고 미래를 설계하는가'를 본다. 이제 '샤이 명빠'라는 딱지를 떼어내야 한다. 과거의 방패였던 이들에게 고마움과 작별을 동시에 고하며, 리더가 과거의 족쇄 없이 미래로 나갈 수 있도록 묵묵히 길을 닦는 뉴이재명의 시민이 되어야 한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틱한 이 대하 정치 드라마의 끝은 결국 해피엔딩일 것이다. 우리가 '무지성 추종'을 멈추고 '이성적 연대'를 시작하는 바로 지금부터 말이다.


정치가 우리를 위로하던 시대는 지났다. 이제 정치는 우리를 '증명'해야 하는 시대이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은 곧 시스템의 승리이며, 그 시스템을 지탱하는 것은 깨어있는 시민의 서늘한 이성이다. 위의 작은 통찰이 누군가에게는 가슴 답답했던 정국을 읽어내는 명확한 렌즈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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