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너편 창문

by Ahn네의 일기

퇴근 후 학위 논문 작성을 위해 카페에 왔다. 집에서 하면 큰 모니터도 있고 좋은데 굳이 왜 카페로 왔는가. 이유는 집중을 위해서다. 집에 있으면 눕고 싶고, 보고 싶은걸 보고 싶은 맘이 커서 스스로 컨트롤이 안된다. 이런 스타일은 20대 때부터 그랬는데 고쳐지지 않는 거 같다. 이런 모습을 보면 가끔은 아직 어린애 같이 느껴지기도 한다.


새로 나온 바나나라테를 시켜 카페 2층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대로에 있는 카페는 건너편에 사무실이 있는 빌딩을 바라보고 있다. 창문을 통해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데, 건너편 건물 2층에서 야근을 하는 직장인들의 모습이 보인다. 나는 자발적인 선택으로 일종의 야근을 하는 거지만, 길 건너편 빌딩에서 야근을 하는 근로자들은 야근 수당을 받는진 모르겠으나 퇴근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다. 순간 나의 처지가 조금 더 나은 거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난 자발적으로 선택하여 사무실이 아닌 카페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잠시 고개를 돌려, 옆 자리에 앉아서 무언가 열심히 하고 있는 사람들을 보았다. 누군가는 취업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고 있을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 들에게 길 건너편 사무실에 야근하는 사람들은 어쩌면 부러움의 대상일지 모르겠다. 나도 한 때 그런 적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그런 생각을 할 수 있을 거 같았다. 취준생의 소망은 어딘가 속하여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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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을 하고 보니, 나도 누군가의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겠단 생각이 들었다. 나는 늘 나를 볼 때 부족하고, 나 보다 잘난 사람들을 비교 대상으로 삼아 스스로를 괴롭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비교할 필요가 없는데... 나는 나 대로 살고 저 사람은 저 나름대로 사는 것인데. 모두가 저마다의 아픔이 있는데 내가 더 아픈 듯 스스로를 병자로 취급할 필요가 없는데. 입춘이 지났지만 올 들어 가장 추운 날에 길 건너편 사무실을 보며 든 생각을 끄적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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