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을즐겁게 #06
사람들이 지쳐있다. 위로의 한 마디가 마음을 울린다. 부담을 내려놓으라고, 뭔가 대단한 삶을 살아가려 그렇게 힘들게 살아갈 필요가 없다는 말을 한다. 그렇게 행복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
그러나 지금 직장을 다니고 있고, 칭찬과 따뜻한 말을 들어도 어떤 갑갑한 감정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1. 나는 '나'를 믿는다
모든 것은 자신을 믿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내가 하는 일이 '의미'가 있고, 나는 회사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믿어야 한다.
나는 쪼렙인 걸.
스스로 이렇게 규정해버리면 그 예언은 정말로 실행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것과 직장에서의 자신의 잠재력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수 없는 일을 하고 있거나, 엉뚱한 회사에서 일하고 있거나, 일시적으로 '사람이슈(Human Factor)'에 걸려 있기 때문에 성과를 내고 있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자신을 믿는 만큼 해결책은 다른 곳에서 찾으면 안된다. 내 삶의 주인공은 '나'다. 감독도 나고 주연도 나다. 무엇보다 시나리오 작가도 본인이다. 흥행은 다른 사람들의 몫이라 둔다고 해도, '나'는 직장에 크던 작던간에 Impact을 줄 수 있고, 내가 성장할수록 더 많은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2. 무엇을 하고 싶은가는 자신이 주도적으로 결정해나간다
나를 믿는다면, 내가 무엇을 하는지는 중요하다.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내가 할 수 있는 업무의 양은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잠을 줄여가며 뭔가를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하루에 7시간씩을 자고 깨어있는 시간에 더 효율적으로 일하는 것이 더 낫다.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정해져있다면 그 시간에 무엇을 할 지가 중요한 이유다.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는 것은 실패로 가는 지름길이다.
당장은 내가 하고 싶은 일만 하면서 직장을 다닐 수는 없다고 해도 내 업무의 포트폴리오 구성에 대한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자신이 투입하는 리소스에 가치를 부여하고, 시간이 흐를 수록 보다 많은 Impact을 낼 수 있는 업무의 비중이 높아지도록 계속해서 관리해나가야 한다.
어떤 사람도 자신이 흥미를 갖지 못하는 일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낼 수 없기 때문이다.
3. 싫은 것은 싫다고 한다
누가 (덜 중요한 업무로) 자신의 시간을 뺏어가려고 할 때 자신의 목소리를 내야 하는 이유는,
그것이 헛짓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 헛짓 때문에 자신이 Impact을 낼 수 있는 일을 할 시간이 부족해지기 때문이어야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회의 때 자신의 의견을 말하지 않는다. 높은 사람이 있어서, 동료의 의견에 반대하는 것이 불편해서, 그냥 자신이 좀더 일을 하는 것이 마음 편해서 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그러나 어떤 업무를 하기 싫을 때에는 보통 '이유'가 있고, 스스로 '납득'이 되지 않는 일에 흥미를 갖고 성과를 낼 가능성은 매우 낮다. 무엇보다, 각자가 생각하는 '관점'이 회사 내에서 사전에 검토될 기회를 잃는다는 문제도 발생한다.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싫은 것은 싫다고 말해야 한다. 다만, 그냥 싫다고만 하지 말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4. 결정된 일은 한다
회사는 회사다. 자신이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해야할 때가 있다. 법에 위반되는 일이 아닌 이상, (최소한 자신이 참석한 회의에서) 하기로 결정된 일은 해야 한다.
어디 잘 되나 보자.
이렇게 태업모드에 들어가거나, 자신의 의사와 반대되어 결정된 일을 막기 위하여 방해공작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 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일하는 사람들이 누군지는 매우 쉽게 파악된다. 반대로 말해서 연말에 그 사람에 대한 평가는 바닥일 수밖에 없다. 그 프로젝트가 성공해도 최하점을 받게 되고, 그 프로젝트가 실패해도 최하점을 받게 된다. '거봐, 내 말이 맞았지'를 말하는 것은,
결정이 내려진 이후 누가 보더라도 그 일에 최선을 다한 사람에 한한다.
다른 이유도 있다. '결정된 일은 한다, 회의에서 설득하지 못했는데 결정난 일은 더 확실하게 해버린다' 이렇게 생각할 수록, 다음 번 회의에서 자신의 의견을 더 확실하게 이야기할 동기부여를 스스로에게 할 수 있다.
5. 판단에 있어, 업무 외적인 요소는 버린다
회의실에서 어떤 일에 대해서 서로 얼굴을 붉히고 논쟁하는 것은 괜찮다. 굉장히 조심스럽게 말하는 사람도 있고, 표현이 거친 사람도 있다. 누군가의 말을 끝까지 듣고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사람도 있고, 말을 뚝 끊고 치고 들어오는 사람도 있다. 같은 팀 동료가 오랫동안 준비한 업무일 수도 있고, 꼴보기 싫은 사람이 젠체하며 가져온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결정의 순간, 이 모든 것들은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 일은 일로서 판단하고 결정한다.
싫어하는 사람이 추진하고 있다는 것은 어떤 업무를 반대할 이유가 될 수 없다. 그 사람을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직장에서 성장해야 할' 자기 자신을 위해서이다.
6. 확신을 갖는다
(요즘은 약간 인플레가 있지만) 프로야구에서 3할 타자는 인정받는 선수이다. 그런데 반대로 이야기하면 10번 중 7번은 안타를 치지 못한다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한 단계 더 들여다 보면 한 타석에서는 공 하나만 치는 것이 아니다. 휘둘렀는데 파울도 되고, 헛스윙도 나온다. 따라서 투수가 공을 던지고 타자가 치는 순간에서 3할 타자가 그 공을 안타로 만들 확률은 훨씬 더 낮다. 그렇다면 타자는 이 확률을 다 계산해야 할까?
방망이를 휘두를 때는 안타를 치겠다는 생각으로 친다. 그 뿐이다.
업무를 할 때 많은 사람들이 '실패'에 대해서 지나치게 많이 불안해하고 이를 막기 위한 추가적인 검토에 시간을 쏟는 경향을 보인다. 만약 야구 선수에게 방망이를 휘두를 때 마다 경우의 수를 고려하라고 하면 어떻게 되겠는가? 그런데 왜 직장에서는 실패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그렇게 (믿을 수 없을 만큼) 계속 해야한다고 생각하는가?
실패해도 죽지 않는다. 헛스윙하면 그 이유를 생각해보고 다시 타석에 서면 된다.
헛스윙이나 아웃을 걱정하고 대비해야 하는 것은 감독(조직에서는 리더)이다. 그래서 그 사람들이 머리가 빠지고 힘들어하는 것이다. 당신이 선수라면 일단 '되는 방향으로' 상황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
7. 잘못한 일은 바로 인정한다
자신의 업무에 확신을 갖고 일하기 위해서는, 반대로 자신이 틀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바로 인정하고 방향을 선회할 수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냥 '고집쟁이'가 될 뿐이다.
인정은 빠를 수록 좋다.
잘못 생각한 것을 알면서도 쪽팔림이나 분함 때문에 그것을 인정하고 방향을 틀지 않는 동안, 자신의 직장세포에서 소중한 것들이 죽어버린다. 다른 사람 때문이 아니다. 잘못한 것을 인정하는 것은 바로 자신이 직장에서 일을 제대로 하기 위한 기반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더 현실적이다.
8. 누가 물어도 같은 대답을 한다
상대방에 따라 다른 대답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좀더 공손하거나, 그 사람의 관점에 맞춰 이야기하거나 이런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답' 자체가 달라지는 사람을 의미한다. 임원에게는 동쪽으로 가야 한다 하고, 팀원들에게는 서쪽으로 가야 한다 말해버리면 조직은 혼란에 빠진다.
일관성.
이것은 그 사람의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다. 특히, 자신보다 지위가 높은 사람과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다른 답변을 하는 것만큼 치사한 일이 없다.
9. 현실은 냉정하게, 미래는 낙관적으로 바라본다
회사에는 항상 문제가 있다. 이것은 누가 놀고 있기 때문도 아니고, 헛짓거리를 하고 있기 때문도 아니다. 그렇다고 월급을 주는 대신 직장인을 괴롭혀야겠다는 마귀할멈이 있지도 않다.
어느 순간에나 개선이 필요한 문제는 있고, 그것을 해결하면 된다.
나는 지금 잘하고 있는데, 여기서 더 어떻게 하나. 이렇게 생각하면 그 자체로 상황이 종료된다. 현실은 냉정하게 바라보고 비효율적으로 진행되는 부분을 찾아내야 한다. 털어서 먼지나오지 않는 사람은 없다. 중요한 것은 어떤 부분을 털고 얼마나 중요한 먼지를 걷어내느냐 하는 것이다. 무엇보다 옷을 터는 목적이 누군가를 비난하기 위함이 아니라, 뭔가를 지금보다 더 개선하기 위함이기만 하면 된다.
그렇게 생각하면 미래는 자연히 낙관적으로 흘러갈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게 된다.
10. 원칙은 지킨다
원칙은 원칙일 뿐,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은 멀리하는 것이 좋다. 사람이 하는 모든 것은 일시적으로 균형을 잃을 수도 있고, 엉망진청 상태에 빠져들 수도 있다. 흙탕물이 가라앉은 후에 가만히 살펴보았을 때, 지금까지 중요하게 생각해왔던 원칙을 수정하는 것이 필요하겠단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원칙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나침반이 없이 항해하겠다는 생각과 다름이 없다.
어떤 원칙을 세우는가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세운 원칙은 지킨다, 변경이 필요하다면 다시 치열하게 고민한다'이다. 반드시 지켜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면 자연히 보너스도 하나 생기는데, 그것은 바로 '지킬 수 없는 원칙은 만들지 않는다'이다. 어디 적어놓고 필요할 때 꺼내보는 것은 이상하다. 어떤 사람의 원칙이라고 하는 것은 그 사람 안에 배어 있어야 한다. 차라리 다른 사람의 원칙을 따를 바에는 자신이 일하는 패턴을 분석하고 그것을 원칙으로 삼는 것이 더 낫다.
이렇게 직장에서 '나'를 지키는 10가지의 원칙을 알아보았다. '직장 십계명'같은 대단한 것은 아니고, 사람마다 각자의 필요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이 있다면,
원칙은 직장인으로서의 '나'를 이해하고 지키기 위한 버팀목이란 점이다.
일러스트 ehan http://bit.ly/illust_eh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