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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둥 Apr 13. 2016

텐센트를 통해 바라본 카카오 전략

O2O 포털을 꿈꾸며...

중국이 한국보다 인터넷 서비스, 특히 O2O나 이커머스와 같은 전자상거래가 뒤져있다는 얘기는 이제 정말 과거의 얘기다. 특히, 중국에서 지내면서 가장 놀랐던 부분은 O2O 서비스의 포털화를 경험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리고 이런 O2O 서비스 포털화의 중심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BAT가 있다.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흔히 우리가 BAT라고 부르는 이 세 회사들은 중국의 인터넷 시작과 성장을 이끈 거인들이다. 그리고 이런 거인들이 지금은 모바일 비즈니스의 확장을 위해 중국의 수많은 O2O 서비스 업체들과 전략적 협력과 투자 그리고 인수, 합병을 통해 서로 간의 시너지를 내고 있다. 검색 포털이 핵심인 바이두, 전자상거래 중심의 알리바바, 그리고 게임과 메시저 서비스 중심의 텐센트가 중국 O2O 시장을 놓고 삼국지처럼 서로 경쟁하고 있는 모습이다.



텐센트, 그리고 O2O


텐센트의 대표주자는 게임과 메신저다. 이중 메신저 서비스를 통한 모바일 비즈니스의 확장은 가히 문어발 확장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그 규모가 크고 빠르다. 해외 투자의 경우 라이엇이나 카카오, 에픽, 그리고 CJ 게임즈와 같은 게임 개발 또는 게임 유통과 관련된 업체들이 많다. 하지만 중국 내 투자로 보면 그 방향성이 좀 달라 보인다. 특히, 2011년을 기점으로 전자 상거래와 모바일 관련 분야에 대한 인수, 합병은 어쩌면 지금의 O2O  Portal Platform을 위한 준비의 시작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플랫폼의 중심엔 위챗이라는 모바일 메신저와 위챗 페이라는 페이먼트 서비스가 있다. 결국, 텐센트는 5억 명(5.36명, 2015년 분기 기준)이 넘는 월평균 액티브 유저(MAU :  Monthly Active User)가 거의 하루 종일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라는 강력한 무기를 통해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고 페이먼트 서비스를 통해 생활 밀착형인 O2O 서비스를 엮음에 따라 또 다른 하나의 플랫폼을 완성하게 된 것이다.


위챗페이와 연동된 3rd Party O2O
실제 위챗 실행 예



MAU(Monthly Active User)와 CLV(Customer Lifetime Value)


2015년 기준으로 중국의 대표적 페이먼트 서비스인 알리페이와 위챗 페이의 시장 점유율은 73%와 17% 수준으로 두 회사를 합치면 거의 90%에 육박한다. 알리바바의 경우, 결재 과정이 필수적인 전자 상거래를 기반했기 때문에 페이먼트 시장 점유율을 늘리기 쉬운 구조였다. 하지만, 위챗의 경우, 전자 상거래를 통한 페이먼트 서비스 가입자를 늘리기 위한 수단이 없었다. 텐센트는 이런 위챗의 약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그리고 위챗의 강점이 어떤 부분인지도 정확히 알고 있었다. 바로 10억에 가까운 가입자와 6억에 육박하는 월평균 유저(MAU)였다. 1.8억 정도로 추산되는 카카오의 가입자 수와 비교해도 위챗의 이런 숫자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텐센트는 이런 위챗의 잠재력을 최대한 활용해야 했다. 바로 O2O 플랫폼으로의 변신이 그것이었다. 알리바바와 같은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동과의 제휴, 디디나 디엔펑과 같은 O2O업체에 대하 지분 투자 또는 인수를 통한 서비스의 확장은 기존 생활 밀착형인 메신저 서비스의 기능을 강화하고 확장하는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또한, 위챗을 사용하는 가입자가 자연스럽게 위챗과 연결돼 있는 서비스를 이용하고 거기서 발생하는 지불을 위챗 페이로 연동해 처리하는 부분은 텐센트나 나머지 다른 써드 업체에게도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Lifetime 증가에 따른 소비자 속성

결국, 순순환을 따른 기존 고객의 Lock-in뿐 만 아니라 위챗과 각각의 서비스들이 가지고 있던 신규 고객의 유치를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메신저 서비스 내에서 다른 서비스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게 함에 따라 소비자의 이탈을 막고 최대한 텐센트 생태계 내에 머물게 하는 효과가 있다. 텐센트 생태계의 입장에서 보면 결국 더 많은 Active 수의 소비자 생애가치(CLV)를 더 길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이다.



O2O 플랫폼의 확장이 살 길이다


텐센트는 아직까지 해외 시장에는 큰 관심이 없다. 아직까지 중국의 3~4선 도시(인터넷 플러스에 농촌 더하기, https://brunch.co.kr/@hyungwookchoi/3 에서 밝힌 것처럼)의 중국 소비자에 집중하고 있다. 또한, 알리바바가 가지고 있는 70%에 육박하는 시장 점유율을 더욱 광범위한 생태계를 통해 만들어 갈 것이다. 물론, 알리바바도 텐센트와 비슷한 행보를 보이며 자신만의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리고 이런 중국 IT의 거인들의 행보를 보면서 지금처럼 각각의 서비스들이 조각조각으로 흝어져 있는 파편들을 어떤 형태로 모으고 이를 소비자들에게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 다가가게 하는지 볼 수 있다.


어떻게 보면 O2O 서비스 제공자들은 하나의 콘텐츠 제공자들과 같다. 그리고 지금까지는 이런 서비스들이 각자 각자 소비자들에게 제공되었다. 하지만, 이미 O2O의 통합화는 일어나고 있고 이런 플랫폼화가 결국 향후 O2O 시장을 장악할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나라에도 텐센트의 위챗과 비견되는 좋은 메신저 서비스들이 있다. 그중 카카오의 경우, 카카오 택시를 비롯해 카카오 헤어나 카카오 드라이버 등 많은 O2O 서비스 들을 카카오 메신저 플랫폼 위에 올리기 위해 노력 중이다. 이런 사업의 대부분은 카카오에서 직접 추진하는 사업들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이전에 카카오가 게임에서 큰 성공을 거뒀던 플랫폼 개념을 적용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이 든다. 한국의 좋은 O2O 서비스들을 그 플랫폼 위에 올리고 대신 카카오 페이를 연동해 O2O 서비스 업체들의 결재 부담을 덜어 준다면 좀 더 멋진 그림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미 성숙기에 들어서고 있다는 O2O 시장에서 이제는 규모의 확대와 함께 소비자에게 좀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고 또 그런 소비자들을 Lock-in 시킬 수 있는 방법이 어떤 건지 고민해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이 든다. 결국 기존 고객뿐만 아니라 신규 고객의 충성도와 CLV가 기업의 수익 또한 결정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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