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악문원 통신 2
2025년 10월 25일, 부악문원에서 세미나가 열렸다.
『낭만적 거짓과 소설적 진실』( 르네 지라르) 제11장 도스토옙스키의 묵시록
『도스토옙스키 詩學』 (미하일 바흐진) 제1장 도스토옙스키의 다성악적 소설과 비평문학
세상에 이런 일이!!
올해에는 무슨 복이 터졌는지 나의 문학적 우상인 이문열 선생님이 계시는 부악문원에 입주작가로 들어와서 삭발까지 단행하며 글쓰기에 집중하고 있다. 와중에 세미나가 열린다는 소식에 귀를 쫑긋해 보니 나의 아이돌인 도스토옙스키 작품이 주제였다. 오랜만에 들어보는 '르네 지라르'와 '미하일 바흐진'의 저서에서 도스토옙스키 작품을 주제로 삼는다 하니 기쁘지 아니한가!
나의 우상인 이문열 선생과 나의 아이돌 도스토옙스키의 조합이라니 미치고 팔짝 뛰게 좋았다.
젊은 날 이문열의 작품을 읽으면서 소설가의 꿈을 키웠고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을 읽으면서 느꼈던 전율과 경외감이 소설의 세계로 향하게 만들었다. 10여 년 전 러시아 여행을 간 유일한 목적은 도스토옙스키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그의 묘비 앞에서 울컥했던 순간을 기억한다. 심지어 이 매거진의 제목인 '무해한 변태 생활자의 수기'도 도스토옙스키의 『지하 생활자의 수기』를 오마주한 것이니 오죽하랴!
2025년 현재 나는 소설을 쓰는 사람이 되었다.
그리고 나를 소설의 세계로 이끈 이문열과 도스토옙스키를 만났다.
그들이 내 심장으로 다시 들어왔다.
이 심장을 부여잡고 글을 쓰리라 다짐하는 오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