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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끌 May 28. 2021

일의 딜레마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 그 일을 더 좋아하게 될 줄 알았다. 일주일 중 5일, 어쩌면 그 이상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보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어느 업이라고 자세하게 얘기하긴 곤란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지 반년이 되었다. 그 반년 사이에 난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냐면, 앞서 말한 것과 같다.


 이상  일에 흥미와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프리랜서로 근무했을 때에는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안겨주던 일인데, 막상 업으로 삼으니 반년 동안  천천히 흥미를 잃어갔다. 지금은 그저 로봇처럼 뉴얼대로 움직이고 있고, 내게  이상의 창의성은 찾기가 힘들어졌다.


누군가가 내게 조언하길, 좋아하는 취미 혹은 일은 그대로 남겨두는 게 나를 위해서도 그 일을 위해서도 좋다고 했었다. 당시에 난 의문이 들었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 매달 초 월급을 받으며 이 일을 하다 보니, 돈을 벌기 위한 단순한 수단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이 일을 즐기면서 하던지, 막말로 그저 대충 하던지 월급은 제때 들어오기 때문에 이 일에 쏟던 내 열정이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느낀다.


물론 내 의지에 따른 결과긴 하겠지만, 그저 좋아하는 일로 남겨둘걸 하는 후회가 생긴 지금의 나는 앞으로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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