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으면 그 일을 더 좋아하게 될 줄 알았다. 일주일 중 5일, 어쩌면 그 이상을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보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어느 업이라고 자세하게 얘기하긴 곤란하지만, 내가 좋아하는 일을 업으로 삼은 지 반년이 되었다. 그 반년 사이에 난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냐면, 앞서 말한 것과 같다.
더 이상 이 일에 흥미와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 프리랜서로 근무했을 때에는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안겨주던 일인데, 막상 업으로 삼으니 반년 동안 난 천천히 흥미를 잃어갔다. 지금은 그저 로봇처럼 메뉴얼대로 움직이고 있고, 내게 더 이상의 창의성은 찾기가 힘들어졌다.
누군가가 내게 조언하길, 좋아하는 취미 혹은 일은 그대로 남겨두는 게 나를 위해서도 그 일을 위해서도 좋다고 했었다. 당시에 난 의문이 들었지만, 이제는 알 것 같다. 매달 초 월급을 받으며 이 일을 하다 보니, 돈을 벌기 위한 단순한 수단이 된 것 같은 기분이다. 이 일을 즐기면서 하던지, 막말로 그저 대충 하던지 월급은 제때 들어오기 때문에 이 일에 쏟던 내 열정이 점차 줄어들고 있음을 느낀다.
물론 내 의지에 따른 결과긴 하겠지만, 그저 좋아하는 일로 남겨둘걸 하는 후회가 생긴 지금의 나는 앞으로 이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지 고민이 많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