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를 놓쳐 산산조각 깨져버렸다. 그 무언가가 무엇이든, 이미 깨져버린 무언가를 난 과연 온전하게 다시 만들 수 있을까. 내 손을 떠나 깨져버린 그것을 다치지 않고 다시 모을 수 있을까.
어쩌면 그 손에 쥔 무언가가 답답하게 느껴져 손이 저릴 수도 있고, 정말 의도치 않게 미끄러져 놓친 걸 수도 있고, 그저 호기심이었을 수도 있다. 손에서 잠깐 놓아도 여전히 손에 남아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누구를 탓하기도 어려운 문제다. 내 기회를 내가 차 버린 것과 같은 이야기라서, 그저 자책할 뿐이다. 엎질러진 물을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는 것처럼 이미 깨져버린 걸 다시 모아 이어 붙인다고 해도, 분명 작은 틈은 존재하고 그 틈이 또 한 번의 분열을 만들어낼 뿐이다.
깨진 조각들에 혹은 겨우 이어 붙인 그 작은 틈새에 손이 베여 맺힌 핏방울에 생각이 많아진다. 결국 다치고야 말았다. 손에 쥐고 있었을 땐 이렇게 될지 상상도 못 했었는데, 결국 나를 다치게 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