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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끌 Jun 01. 2021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유난히 시간이 빨리 지나간다고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딱히 인상적인 일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하루는 빨리 지나가고 그 하루들이 쌓여 벌써 한 달을 채워 계절이 바뀌곤 한다. 핸드폰 속 사진앨범에 듬성듬성 남아있는 기록들은 빈틈이 많아서 그 날짜 외의 나는 어디서 무엇을 하며 보냈는지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매일이 영화 같고 기억에 각인될 만큼 특별하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하는 게 어쩌면 다양하다. 지극히 평범한 하루들이었기 때문에 그저 하루가 지나갔다 라는 한 문장으로 쓰이는 거겠지. 올해의 5월에 난 무엇을 했는가. 역시 딱히 떠오르는 것 없이 그저 날씨 좋은 날들 속에서 잘 보냈다 라고 말하고 싶다. 정신 차려보니 봄을 떠나보내고 여름을 맞이하고 있는 내 모습이 보인다.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시간이고, 똑같이 흐르는 시간인데 유독 내게만 더 빠르게 느껴지는 건 무엇 때문일까. 이러다가 겨울이 되고 첫눈 내리는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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