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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티끌 Jun 09. 2021

덧없다

어릴 땐 잘 몰랐는데,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가고 이십 대 후반을 바라보는 지금의 난 참 세월이 빠르다고 느낀다. 내 삶에 세월이라고 거창한 이름을 붙이긴 낯간지럽지만, 정신 차려보니 어느새 훌쩍 지나가고 있었다. 주위를 둘러볼 새가 있었나 싶다. 조금만 더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이 빠른 세월 속에 무언가를 놓치지 않고 지켜낼 수 있었을까. 그렇다면 이 덧없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나아질까 생각이 든다.


그렇다고 내 인생이 그저 보람이나 쓸모가 없진 않다. 그저 덧없기만 한 인생이 아님에 다행이라고 내심 안도하는 것도 웃기지만, 그럼에도 웃어넘기고 싶다. 되돌아보니 분명 허무함이 가득한 시절도 있었지만, 그와 반대로 충만함으로 가득한 시절도 있기에 손해는 아닌 인생을 살았구나 스스로를 다독여본다.


인생 덧없다. 그저 한숨처럼 자주 내뱉는 말이지만, 그 무게가 꽤나 무거워 이제는 자제하려고 한다. 덧없는 인생이 습관이 되면 안 되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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