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P 마음에 '심리적 햇살'을 띄우는 아로마테라피

계절의 리듬에 맞추어 춤추는 지혜

by 이지현

알람이 울려도 창밖은 여전히 새벽처럼 어둡습니다. 유리창에 맺힌 이슬과 코끝을 스치는 서늘한 공기가, 여름의 흔적을 완전히 지워버린 초겨울의 아침을 알립니다. 따뜻한 이불 속에서 한 발짝도 나오고 싶지 않은 깊은 무기력감. 몸은 천근만근 무겁고, 마음은 이유 없이 바닥으로 가라앉습니다. 억지로 몸을 일으켜 세워도, 잿빛 하늘은 오늘 하루가 왠지 힘들고 우울할 것만 같다는 부정적인 예감을 속삭이는 듯합니다.

이처럼 해가 짧아지고 차가운 공기가 밀려오는 계절의 문턱에서 유독 더 큰 무기력과 우울감을 느끼는 것. 이는 결코 당신의 의지가 약하거나, '가을을 타는' 감상적인 기분 탓만은 아닐 수 있습니다. 당신의 섬세한 신경계가 다른 사람들이 감지하지 못하는 '빛의 양'과 '온도'의 미세한 변화까지도 중요한 생존 신호로 받아들이고, 그에 정직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우리 초민감자(HSP)들의 뇌는 이 계절의 변화를, 다가올 겨울에 대비해 에너지를 비축하라는 강력한 명령으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그렇다면, 우리가 하늘의 태양을 억지로 끌어올릴 수 없다면, 내 마음 안에 스스로 '심리적 햇살'을 띄워보는 것은 어떨까요? 이번 글에서는 이처럼 춥고 어두운 아침에 속수무책으로 가라앉는 당신을 위해,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뇌에 '밝음'과 '활력'의 신호를 보내는 '아로마테라피'를 제안하고자 합니다.





왜 초겨울 아침은 유독 더 무거운가?

'빛의 결핍'과 세로토닌 저하

우리의 기분과 수면, 식욕 등을 조절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이 바로 '행복 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Serotonin)입니다. 이 세로토닌의 분비는 햇빛의 양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햇빛이 우리의 망막을 통해 뇌로 전달되면, 뇌는 세로토닌 생성을 촉진합니다. 하지만 초겨울처럼 일조량이 급격히 줄어들면, 세로토닌 생성량도 함께 감소하게 됩니다. 이로 인해 우리는 이유 없는 우울감, 무기력감, 그리고 유독 탄수화물이 당기는 듯한 식욕 변화를 느끼게 되는 것입니다. 초민감자는 이러한 신경전달물질의 미세한 변화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이 세로토닌 감소의 영향을 더 크게 체감할 수 있습니다.


'추위'라는 감각적 스트레스와 신체적 긴장

초민감자의 신경계는 '촉각 방어'와 같이, 온도와 같은 감각 자극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차가운 공기는 우리의 피부 수용체를 자극하고, 이는 뇌에 '안전하지 않다'는 미세한 스트레스 신호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이 신호에 반응하여, 열을 보존하고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본능적으로 근육을 수축시킵니다. 나도 모르게 어깨가 움츠러들고, 목덜미가 뻣뻣해지며, 턱에 힘이 들어가는 것. 이 '근육 갑옷'은 다가올 하루에 맞서기 위한 방어 태세이지만, 아침부터 불필요한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몸을 긴장 상태로 만들어, 피로감과 무기력을 더욱 가중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수면 호르몬' 멜라토닌의 지연 효과

반대로, 어둠은 '수면 호르몬'이라 불리는 멜라토닌(Melatonin)의 분비를 촉진합니다. 멜라토닌은 우리가 밤에 깊은 잠을 잘 수 있도록 돕는 고마운 호르몬입니다. 하지만 해가 떠야 할 아침에도 여전히 밖이 어둡다면, 뇌는 혼란에 빠져 멜라토닌 분비를 즉시 멈추지 못할 수 있습니다. 이 '멜라토닌의 지연 효과'는 우리의 생체 시계를 뒤흔들어, 아침에 일어나기 유독 힘들고, 하루 종일 안개가 낀 것처럼 머리가 멍하며(브레인 포그), 활동 의욕이 없는 '저각성' 상태에 머무르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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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아로마테라피스트 이지현입니다. 법학과와 스포츠의학을 전공한 뒤, 현재는 국제 아로마테라피스트로 활동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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