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죄책감 없이 쉴 수 있는 허락
12월의 주말, SNS 피드는 온통 화려한 연말 파티, 눈 덮인 스키장, 해돋이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로 가득 찹니다. 모두가 밖으로 나가 특별한 추억을 만들고 한 해를 마무리하는 것 같은데, 당신은 가장 편안한 잠옷 차림으로 이불 속에 파묻혀 있습니다. 창밖의 찬 바람 소리를 들으며 전기장판의 온기 속에 머무는 이 시간이 너무나 좋으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 한구석이 불편해지기 시작합니다. 남들은 다 저렇게 활동적인데, 나만 너무 무기력한 게 아닐까?, 이렇게 시간을 보내도 되는 걸까? 생산적으로 보내야 한다는 강박이, 달콤해야 할 휴식에 씁쓸한 죄책감을 섞어놓습니다.
우리는 어릴 때부터 "시간은 금이다", "부지런해야 성공한다"라는 말을 들으며 자랐습니다. 쉴 새 없이 무언가를 생산하고 성취하는 것만이 가치 있는 삶이라는 사회적 메시지는, 우리 내면에 깊이 뿌리내려 쉼을 곧 도태나 죄악으로 인식하게 만들었을지도 모릅니다. 특히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어 하는 HSP는 이러한 사회적 통념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여, 아무것도 하지 않는 자신을 무가치하게 여기거나 불안해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습니다.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타인의 화려한 삶은, 나의 소박한 휴식을 초라하게 느끼게 만드는 원인이 됩니다. 저 사람은 주말에도 저렇게 열심히 사는데..., 나만 뒤처지는 건 아닐까? 끊임없는 상향 비교는 현재의 휴식에 집중하지 못하게 하고, 마음을 조급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보여지는 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각자에게 맞는 속도와 방식이 있음을 기억하고, 나만의 리듬을 존중하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우리의 내면에는 항상 우리를 감시하고 평가하는 엄격한 감독관이 살고 있습니다. 이 내면의 비판자는 우리가 조금만 긴장을 풀고 쉬려 하면 어김없이 나타나 "지금 이럴 때가 아니야", "더 노력해야지"라고 채찍질을 합니다. 완벽주의 성향이 강한 HSP일수록 이 비판자의 목소리가 크고 날카롭게 들릴 수 있습니다. 이 목소리에 휘둘리다 보면, 몸은 쉬고 있어도 마음은 가시방석에 앉은 듯 불편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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