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가 증명하는 화(火)의 절정
무미건조한 일상이 반복될 때, 혹은 차갑게 식어버린 가슴에 온기가 필요할 때 우리는 본능적으로 정원을 찾곤 한다. 겹겹이 피어난 꽃잎 사이로 퍼지는 짙은 장미 냄새, 태양을 향해 화려하게 펼쳐진 자태들이 주는 뜨거운 생명력은 우울한 마음을 환하게 밝혀 준다.
오행(五行)의 순환에서 화(火)는 확산하는 에너지다. 봄에 솟아오른 새싹이 여름을 만나 만개하듯, 내면의 기운을 밖으로 표출하고 자신을 드러내는 절정을 상징한다. 오행아로마 향기로 세우는 삶의 축, 그 두 번째 여정은 닫힌 마음을 열고 나만의 고유한 빛을 발산하는 꽃, 장미(Rose)의 이야기로 이어진다.
동양 철학에서 불의 성질을 염상(炎上)이라 표현한다. 불꽃 염과 윗 상이 합쳐진 이 말은, 뜨겁게 타오르며 위를 향해 솟구치는 상승과 확장의 에너지를 의미한다.
장미가 피어나는 과정은 치열하고 역동적이다. 딱딱한 꽃받침을 뚫고 나오기 위해 장미는 응축된 에너지를 폭발적으로 터뜨린다. 꽃잎을 펼치며 자신의 존재감을 사방에 알리되, 결코 숨거나 주저하지 않는다. 가장 붉고 가장 화려한 순간을 위해 남김없이 자신을 연소시킨다.
이러한 생존 방식은 장미의 향기에도 그대로 투영되어 있다. 첫 향은 코끝을 찌를 듯 강렬하고 압도적으로 다가오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그 안에서 피어나는 달콤하고 우아한 꽃의 깊이를 마주하게 된다. 아름다움이란 단순히 예쁘게 보이는 겉모습이 아니라, 내면의 열정을 밖으로 뿜어내어 끝내 타인의 마음까지 움직이는 힘임을, 장미는 그 향기로 묵묵히 증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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