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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J Sep 04. 2016

글 쟁이가 되는 바람

펜을 드는 무게

글을 쓰는 것은 매번해도 어렵다.

어떤 글을 써야할지, 어떻게 써야할지, 글의 문장, 단어, 맞춤법 까지 한 편의 글을 쓰기까지 참 많은 고민과 시간이 필요하다.

나는 글이 잘쓰고 싶었지만, 매번 포기하고 싶은 힘듦에 잘쓰는 것은 둘째하고 쓰기만 했으면 하는 작은 바람을 가졌다.


생각을 글자로 표현하는 일 참 매력적이라, 내가 쓰고 있는 순간의 숨은 마음도 드러낸다.

자만하고 있진 않은지, 위선적인 글을 쓰는 건 아닌지, 정직한 글을 쓰는지 끊임없이 되물어야 글이 써진다.

배운 게 펜으로 보여주는 일이니, 글쓰기는 평생 나와 함께 갈 듯 싶다.

어쩌면 나이가 들어 고요한 시골에서도 펜을 들고 무언갈 끄적거리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결코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펜의 무게다.


한 없이 작고 가벼운 펜 한자루가 글을 쓸때에는 내 생각과 가치관, 지식, 사회배경 등 온갖 세상의 잡동사니를 얹으려는지 한 없이 무겁게만 느껴진다.

과제로 냈던 글이 그러했고, 가볍게 쓰고 있던 글이 그리고 지금 이 글이 그렇다.

제 각기 재능을 살려 자신의 말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글은 특히 누구나 알고 있고 쓸 수 있다는 점에서 좋기도 아니, 나쁘기도 하다.


하반기 일정이 정말 시작됐다.

며칠동안 밀린 글들을 쓰고, 빨간펜을 들고 메달려 읽고 또 읽었다.

매번 조여오는 압박에 사라지고 싶은 마음이 치솟지만, 다 쓴 글을 보면서 다시 또 한 시기를 넘겼구나 싶다.

아직 사회의 쟁쟁한 글쟁이들 사이에서 나는 턱 없이 부족해 보일 것이다.

사실 부족한것이 맞다.

그럼에도, 성실하게 쓴 글이기에 나에게 부끄럽되 속이는 글이 아닌 글이기에 무거움을 내려놓고 잠시금 마침표를 찍는 순간의 기쁨을 준다.


나를 한 없이 작게만들다가도 크게 만드는 글쓰기를 아마 꽤 오랜시간 붙들고 있을 것 같다. 붙들고 싶다. 다만, 거창하고 화려하지 않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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