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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in Oct 24. 2021

전 항상 그래요,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일상 단상] 간접 예술가들, 스태프(Staff)

 예술은 예술가 홀로 만의 작업, 자신과의 싸움 등으로 표현되곤 한다. 물론 1차적으로는 그러할 수 있다. 

그러나 예술작품으로의 완성되기까지 2차, 3차 그보다도 더 많은 과정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거쳐간다. 

예술은 홀로 완성되지 않는다. 공동작업이다. 특히 영상과 공연예술의 경우가 그러하다. 



 카메라 앞 또는 무대 위의 직접 예술가 외에 간접 예술가들, 일명 스태프(Staff)라고 칭해지는 사람들이 있다.      




몇 년 전 공연예술가들과의 뒤풀이가 있었다. 

그들의 공연에 참여가 없어서였을까, 그들은 나에게 거침없이 애로사항들을 털어놨다. 

많은 말들을 쏟아냈지만 주요점은 스태프들이 잘 서포트해 주지 못했다는 것이었다.       


“서포트요? 누가 누굴 서포트한다는 거죠?”

 아마 그들은 나에게 ‘우여곡절과 열악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좋은 공연이었다' 는 말이 듣고 싶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대와 달리 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무대에 서야지만 혹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지만 예술가인가요? 스태프들은 당신들을 서포트하는 사람들이 아니에요. 그들도 이번 공연에 참여한 예술가예요.”

 스태프 역시 한 작품을 창조하는데 역할을 하는, 예술 작업의 과정을 함께한 간접 예술가로 생각했다면 

애초에 불평 섞인 애로사항들을 쏟아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스태프들을 당신들을 위해 있는 사람들로 또는 일방적으로 본인들에게 맞춰줘야 한다고 여겼기에 발생한 문제인 것 같아요. 함께 예술작품을 만드는 공동의 예술가로 생각했다면 좀 많은 의견을 주고받았을 테죠.” 

 스태프들과 끊임없이 작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조금 더 좋은 예술이 되도록 노력했다면 그들이 말했던 애로사항들은 저절로 없어질 것들이었다.      


 이 에피소드도 벌써 많이 지난 일이다. 

시간이 흘러 그들도, 예술계도, 국가와 사회도 변화와 발전이 있어 왔다.   

2012년 예술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시행된  [예술인 복지법]이 가장 가시적인 변화 발전일 것이다. 

한계점도, 개선해야 할 사항도 많지만, 그럼에도 간접 예술가에 대한 지위 인정과 권리보장, 지원 및 보호가 되었다는 것이 중요하다.  




“전 항상 사람들에게 그래요,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왜냐면... 60여 명이 되는 스태프들이 멋진 밥상을 차려놔요. 

그럼 저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거든요. 

근데 스포트는 제가 다 받아요. 그게 너무 죄송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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