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

by 정현재

뭔가에 홀린 듯 원고에 몰입하다가 잠시 멈춰 서니 묘한 탈력감이 밀려온다. 회사는 여전히 교통정리되지 않은 채 돌아가는 반복의 현장처럼 보인다.


나는 잠시 어디를 다녀온 걸까. 아니면 마음만 먹으면 다시 들어갈 수 있는 세계였을까.


몰입의 세계에서는 내 질문이 문장의 방향을 만들었다. 생각은 스스로의 밀도를 지니고 있었다. 반면 일상의 회사는 속도는 있지만 지나치게 가볍다. 요청과 조정, 수정과 반복이 겹쳐지며 하루가 흘러간다. 나의 질문이 아니라 타인의 리듬이 지배하는 시간이다.


나는 이 탈력감이 싫다. 그래서 다시 관찰해야 한다. 일상은 질문의 재료가 되고, 그 재료는 다시 글이 된다. 그 경험만은 좋았다.


또 하나 분명해진 것은, 창작의 몰입은 타인의 삶에서 생겨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글도 설계도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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