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와 선택
여기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
하나는
나만 5만 불을 벌고, 주변 사람들은 그 절반을 버는 세상.
다른 하나는
남들은 모두 20만 불을 벌지만, 나는 10만 불을 버는 세상.
실리콘밸리에서 기술 직군이 아닌 사람으로 일한다는 것은
어쩌면 이런 질문과 비슷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몇 년 전의 나라면
아마 첫 번째를 골랐을 것이다.
비교 속에서 내가 더 높은 위치에 있는 세상이니까.
그런데 오늘은 한참을 고민하다
두 번째를 골랐다.
실리콘밸리의 진짜 자산은
높은 연봉이 아니라 관찰가능성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가치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아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환경.
AI라는 거대한 변화 속에서 사람들이 어떤 문제를 풀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왜 높은 가치로 평가받는지.
그 곁에 있으면 생각의 폭이 조금씩 넓어진다.
나는 지금 실리콘밸리에서 건축가로 일하며 AI 시대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건축가의 시선으로 관찰하고 그 과정을 글로 남기고 있다.
건축에서도 새로운 시대를 연 사람들은 종종 기술자라기보다 관찰자였다. Jane Jacobs는 도시를 연구한 계획가가 아니라 거리의 삶을 관찰한 사람이었고, Rem Koolhaas 역시 도시를 설계하기 전에 먼저 도시를 기록하고 해석했다.
기록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 나 역시 새로운 영역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