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책 제목 결정 소식
우리 회사에는 곧 아마도 파트너가 될 M이 있다.
머리 회전이 굉장히 빠른 사람이다.
나는 입사 때부터 M 아래에서 프로젝트를 해왔고,
스타일도 설계 취향도 비슷해서
나에게는 일하기 가장 편한 상사다.
아마 상대방도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회사에서는 모두가 어려워하는 존재다.
Tom Hiddleston가 연기한 로키 같은 인상인데,
걸어 다니는 계산기 같은 사람이다.
나는 한 프로젝트를 오래 하는 동료들과 달리
1–3주 단위의 단기 프로젝트를 반복해 왔는데,
M이 주로 미국 내 부동산개발사 클라이언트들과 일하며
규모 검토나 완전 CD(컨셉 개발)단계인 프로젝트들을
맡다 보니 어쩔 수 없이 그렇게 굴러가는 구조였다.
이게 반복되다 보니 나도 장기 프로젝트로 가서 새로움을 경험해보기 위해 움직이게 됐다. 프로젝트 매니저가 되기 위해서 큰 팀을 겪고싶기도 하고, 그 중 하나가 편안함이라는 건 비밀이긴 한데.
중간보스 P에게도 여러 번 요청을 했고,
지난번 찍힌 사건도 그때였다.
결국 이번에는
“그럴 거면 회사를 나가던가.”
“네가 승진이 느린 이유는 그거야.”
라는 말까지 듣고 공항팀으로 옮겼다.
책도 내야 하고, 개인적인 일들도 많아서
내심 잘 됐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오늘 첫 미팅.
공항팀 리드가 이렇게 말했다.
“어? 너는 M이 지금 시작하는 프로젝트 가는 걸로 정해졌어.”
어?
빅보스가 그 사이를 못 참고
다시 나를 붙잡아온 거였다.
이걸
좋아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그 와중에,
브런치북 출판프로젝트로 준비하던 책의 제목이 정해졌다.
“가장 인간적인 도시”
실리콘밸리의 젊은 (!) 건축가로서
AI 시대의 공간과 도시, 그리고 창작에 대해 적은 이야기다.
개인적인 연구와도 맞닿아 있는, 첫 번째 출사표 같은 책.
출간은 아마도 5월.
미국 설계회사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도망치는 실력을 더 길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