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번 살아남다
샌프란시스코, 실리콘 밸리에 부는 해고바람은 건축업계도 안전하지는 않다 아니 경기의 흐름에 더 민감해서 그럴까 일주일 전에도 내가 좋아하던 선배건축가분이 자리를 떠나게 되셨다. 특히 실리콘밸리이기에 코로나 이후 대우가 좋은 테크 업계로 옮긴 이들도 많다. 기술과 툴도 발전하고 있다. 우리 시대의 롤모델들이 은퇴하는 시대이기도 하다. 감히 말해보자면 전문가들이 사라지는 시대다. 업계의 황혼이다라는 표현은 어떨까 동의하진 않겠지만 cycle 그 이후에 새벽은 찾아올 것이고 내 지향점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가는 여전히 난제이다. 꼬르뷔제가 말한 brave new world는 내가 가치 있어하는 것들을 충분히 제공해 줄 것인가 생각해 본다, 역설적으로 희소성에서 만들어낼 가치가 없을까 상상해보기도 한다. 속도도 중요하다 나도 사람들도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것을 이루려고 하는 세상 속에서는
아니나 다를까 지난주에 또다시 큰 레이오프가 있었다.
설계는 건설업, 경기에 특히 민감해서인지 줄어드는 일거리, 축소하는 중국시장으로 인해 계속되는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는 것이 벌써 일 년이 넘었다. 소위 거르고 걸러 남은 핵심인재들에서도 또다시 제한해야 하는 슬픈 현실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스태프레벨에서는 이미 최소인원이 되었기에 우리 사 입장에서는 15년 - 20년 넘게 트레이닝하고 기여하던 리더십이 해고선상에 오르는 상황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의 커리어중 이런 레이오프는 코로나 이전에는 한번 정도 있었다고 들었다.
지난 여섯 번의 사건들은 나에게 불안감과 공포였다면 익숙해진 탓일까 이번 레이오프는 나에게 다른 관점에서 기업, 비즈니스로서의 건축회사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었다. 대형 설계사무소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단순하게 디자인만 잘하는 것으로는 부족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건축대학원에서의 수업은 디자인 리더를 기르는 교과과정이었고 실질적인 비즈니스의 영역은 타부시 되는 분위기였기 때문일까? 리더십이 되면서 부딪히며 배우는 것이 과거의 방법이었다면 - 내가 리더가 되었을 때 어떻게 국제적인 설계 사업을 운영할지 진지하게 물어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을 알아야 하고 준비해야 하는가? 프로젝트 매니저들이 하는 일이 궁금해지고 있다. 오늘부터 하나씩 고민하는 내용들을 나누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