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5. 오늘 하루 우연히 두 사람을 연결 지어보라.
의자에 앉았다. 오늘도 별 다른 것이 없는 그 카페를 둘러보던 중에 커피가 나왔다. 문득 궁금해졌다. 6개월을 넘게 왔지만 나는 이 사람이 가게 사장님인지, 아르바이트생인지 모른다. 저 사람은 매일 이 시간, 월요일에 나타나는 나를 기억할까? 문득 궁금해졌다. 하지만 그렇다고 물어볼 자신은 없었다. 그저 눈치를 살필 뿐. 이 카페는 항상 생각하지만, 이 시간대에 단 한 명의 손님도 없다, 나를 제외하고는.
나는 항상 아이스 바닐라 라테를 시키고 1시간을 아무것도 하지 않고 멍을 때린다. 이 시간이 나는 너무 좋다. 그 누구의 눈치도 안 보고, 그저 아무 생각도 하지 않고, 때로는 하늘을, 비를, 사람을, 나무를, 그저 쳐다본다. 오늘은 문득 그런 나를 저 커피를 내리는 바리스타가 어떻게 쳐다볼까 궁금해졌다. 반년 만에 처음으로 저 사람을 쳐다보았다. 나에게 미소를 짓는다. 갑작스러운 미소가 나의 얼굴을 장미꽃처럼 아주 붉게 만들었다. 그리고 문득 멍을 때리는 것을 멈추고, 자리를 일어났다. 그리고 말을 걸었다.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 추가할게요.”
이것이 현재 지금 내 옆에 누워 있는 어여쁜 내 사람에게 했던, 주었던, 말했던, 새로운 첫마디였다. 그렇게 아메리카노를 싫어하는 그녀가 나에게서 아메리카노를 받고, 그녀 또한 장미꽃이 되어버렸고, 우리는 그렇게 같은 들판에 사계절을, 평생을 보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