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을 향하여, 열셋

chapter. 에스더

by 깊은 연못


날마다 권하되 모르드개가 듣지 아니하고 자기는 유다인임을 알렸더니 그들이 모르드개의 일이 어찌 되나 보고자 하여 하만에게 전하였더라
하만이 모르드개가 무릎을 꿇지도 아니하고 절하지도 아니함을 보고 매우 노하더니(3:4-5)


나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기꺼이 불이익을 감수할 수 있나, 하나님의 선하심만을 믿고 최악의 상황으로 기꺼이 들어갈 수 있나, 아니다. 나는 부끄러워하거나 숨기는데, 그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나에게도 선함이라는 것을 믿지 못하는 것 같다. 모르드개의 기개와 당당함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또렷한 정체성에서 나오고 있다.




모르드개가 그를 시켜 에스더에게 회답하되 너는 왕궁에 있으니 모든 유다인 중에 홀로 목숨을 건지리라 생각하지 말라 이 때에 네가 만일 잠잠하여 말이 없으면 유다인은 다른 데로 말미암아 놓임과 구원을 얻으려니와 너와 네 아버지 집은 멸망하리라 네가 왕후의 자리를 얻은 것이 이 때를 위함이 아닌지 누가 알겠느냐 하니
에스더가 모르드개에게 회답하여 이르되
당신은 가서 수산에 있는 유다인을 다 모으고 나를 위하여 금식하되 밤낮 삼 일을 먹지도 말고 마시지도 마소서 나도 나의 시녀와 더불어 이렇게 금식한 후에 규례를 어기고 왕에게 나아가리니 죽으면 죽으리이다 하니라(4:13-16)


모르드개는 왕후의 자리도 하나님께서 주셨고, 받은 모든 것은 그의 구원의 역사를 이루기 위함이라는 사실을 에스더에게 상기시킨다. 그 유명한 “죽으면 죽으리이다”는 어떤 여인의 결연한 의지를 보여주는 문장이 아니라 모든 것이 하나님께로부터 왔고, 그 주권을 당신께 넘겨드린다는 겸손한 항복의 의미였다.




유다인 모르드개가 아하수에로 왕의 다음이 되고 유다인 중에 크게 존경받고 그의 허다한 형제에게 사랑을 받고 그의 백성의 이익을 도모하며 그의 모든 종족을 안위하였더라(10:3)


세상과 하나님을 잇는 다리를 놓는 사람이라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이런 사람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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