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밤
오늘의 숙소는 엑셀시어 샤모니 호텔 & 스파. 체크인을 하면서 3시 사우나, 7시 저녁식사를 예약했다. 사우나는 자쿠지 물이 미지근해 아쉬웠지만, 모든 공간을 혼자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좋다.
낮잠을 조금 자고, 와인 한잔 할 생각으로 1층의 테라스로 내려갔다. 수영장이 있는 테라스뷰가 운치 있다. 날씨가 따뜻하면 수영장을 이용해도 좋겠다.
와인을 시키려는데 바텐더가 아주 건성이다. 사보이지역 와인 한 잔과 론지역 와인 한 잔을 주문했는데, 그중 하나는 깨진 글라스에 내어 왔다. 다시 서빙해 왔지만, 기분이 상해서인지 두잔 다 별로였다.
7시가 되어 레스토랑으로 자리를 옮겼다. 사실 구글리뷰도 별로였고, 바텐더의 대응도 마음에 들지 않아 음식에는 큰 기대가 없었다. 인근에 식당이 없으니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불안한 마음으로 오리가슴살스테이크와 론지역쉬라 한병을 주문하고,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와인을 먼저 즐겼다.
2022 Crozes-Hermitage “Perles Noires”는 좀전의 글라스와인들과 확연하게 비교되는 묵직함이 있다. 블랙베리류의 달콤한 향과 후추의 스파이시함이 느껴졌다.
메인디쉬를 처음 한 점 맛보고는 소고기스테이크가 잘못 나온줄 알았다. 씹다보니 끝에 오리 특유의 향이 났다. 껍질은 크리스피했고, 씹을 때마다 고소한 육즙이 뿜어져 나왔다. 속살은 미디움레어로 구워 부드러웠다. 식전빵도 바삭하고 쫄깃해 맜있었다. 전체적으로 기대치를 훨씬 웃도는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오리스테이크는 다음에 꼭 다시 와서 먹고 싶다.
오늘이 TMB 정규루트의 마지막 구간이다. 중간중간 건너뛴 구간도 있고, 전반적으로 평이했던 탓에 아쉬움이 남는다. 몸 상태도 생각보다 멀쩡하다.
내일은 샤모니에서의 마지막 날이다.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후회없이 만족스러울까. 고민 끝에 몽땅베르~플랑드아귈 구간을 트레킹하기로 한다. 내일의 진짜 마지막 트레킹은 어떤 모습일지 기대하며 일찍 잠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