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킹의 시작은 가벼웠다
제네바 국제공항에 7시30분경 도착했다.
제네바의 첫인상은 차갑고 딱딱하다. 싸늘한 날씨만큼 사람들도 괜시리 냉랭해보인다.
네이버블로그의 도움으로 버스정류장을 찾아가니 여행객들이 삼삼오오 모여있다. 무사히 버스에 탑승하고 10시반경 샤모니에 도착했다.
첫날은 샤모니에서 시간을 보내고 다음날 일찍 트레킹을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는 도착하자마자 바로 트레킹을 시작할 계획이다.
레우슈~벨뷰~레콩타민(트레킹 5시간, 36,000걸음)
샤모니에 도착하자마자 TMB의 시작지점인 레우슈로 가는 버스에 탔다. 소문대로 버스비를 내지 않아도 드라이버는 개의치 않는다.(샤모니 시내 호텔투숙객은 버스가 무료라고 함.)
어머니뻘로 보이는 한국인 여성분과 같이 레우슈에서 내렸다. 혼자 샤모니에서 10일째 여행중이라고 하셨다. 어찌하다보니 같이 걷게 되었다.
내 원래 계획은 벨뷰를 거치지 않고 고도가 낮은 쪽으로 우회해서 가려고 했었다. 벨뷰까지는 보통 케이블카로 이동하는데 지금은 비시즌이라 케이블카가 미운행 중이었고, 첫날이라 컨디션을 조절하고 싶었다.
그런데 트레킹 좀 하신것 같은 호기로운 어머니께서 벨뷰고개까지 같이 가겠다고 하신다. 그럼 말동무도 생겼으니 강행해보기로 한다.
레우슈는 단풍이 막 들기 시작한 초가을의 모습이었다. 비시즌이라 예상대로 사람은 찾아볼수 없었다.
이 와중에 동행이 생긴 것은 참 운이 좋았다. 아무도 없는 낯선 곳에서 첫 트레킹의 시작부터 내내 혼자였다면 꽤나 불안했을 것이다.
등산과 여행을 좋아하신다는 어머니와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누며 트레킹을 시작했다.
어느 순간 속도가 맞지 않아 어머니와는 거리가 멀어지고 혼자 신나게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첫날이라 체력이 빵빵해서 벨뷰까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고, 오히려 우회했음 아쉬울뻔 했다. 다만 벨뷰언덕 직전에 마주하게 되는 업힐구간이 심리적 압박을 준다. 구비구비 낮은 경사로 오르도록 길을 내어놔서 그나마 다행이지만, 확실히 첫날의 깔딱고개였다.
11시에 시작하여 1시경 벨뷰고개에 올랐고, 이후부터는 3시간가량 내리막이 계속되었다. 개인적으로 업힐보다 다운힐이 더 끔찍하다.
날씨가 꾸물거리더니 오후 3시경부터 조금씩 내리던 빗줄기는 어느새 장대비로 바뀌었고,
레인쉘 용도로 산 미니머스 나노풀온(너무 비싸서 고민끝에 샀던 초경량 방수자켓)에 의지한채 비를 맞으면서 숙소를 찾아 헤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