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바르셀로나를 걷다_(1)

프롤로그

by 현진

프롤로그 : 사건 발생 당일

여행의 모든 순간은 아무리 예측불허라지만...


우리들은 마냥 행복했습니다.
'행복'이라는 단어 외에 그 순간의 우리를 대신할 단어는 분명코 없었습니다.

이 날은 먼저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한 친구 두 명과의 마지막 여행 날. 마지막 여행은 뭐다?! 쇼~~~핑. 우리는 그동안 아껴두었던 그라시아 쇼핑 거리를 마음껏 누비기로 했습니다. 아는 언니(?) 중 한 언니가 이번 여행을 기념하는 의미로 바르셀로나의 가우디를 상징하는 핸드폰 케이스까지 선물해주니, 기분이 더욱 하늘을 날아갈 것처럼 좋았습니다. 언니의 선물은 그렇게 흔한 일이 아닌, 아주 드물고 소중하기 때문이었죠. 이런 날은 사양 않고 무조건 받는 것이 예의(?)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기쁨을 저는 사진에 고스란히 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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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것이 우리가 함께 웃을 수 있었던 마지막이었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6시간 후 우리의 운명은 전혀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갔습니다. 본인만의 쇼핑을 하겠다며 핸드폰 케이스를 사주고 떠난 한 명과 연락이 되지 않았던 것입니다. 사실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로 말할 것 같으면 <꽃보다 할배>의 이순재 선생님 같은 역할을 지난 15년 동안 우리에게 해주었던 사람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느낌이... 느낌이... 왠지 싸~했습니다. 그녀에게 다시 한번 카톡을 남겼죠.


무사히 돌아와만 다오 ㅋㅋㅋ


그런데 아무리 기다려도 숫자 1이 바뀌지가 않는 겁니다. 우리는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합니다. 괜히 'ㅋㅋㅋ'를 붙였나 소심한 걱정까지 되기 시작했습니다. 무사하다(?)는 것을 눈으로 확인을 해야겠기에 하는 수없이 숙소로 발걸음을 재촉했습니다. 다행히도 호텔 로비에 우리의 카톡처럼 그녀는 무사히 돌아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녀의 얼굴은 사색이 되어 있었습니다.

나 소매치기당했어


그랬습니다. 그녀가 우리와 연락이 닿지 않았던 이유, 우리의 메시지에 답할 수 없었던 이유는 그녀가 가진 모든 것을 소매치기가 한 건(?) 해갔기 때문이었습니다. 우리 네 명은 순간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바로 몇 시간 후면 한국행 비행기에 타고 있어야 할 사람이 여권, 지갑, 현금, 핸드폰, 시계 등등등 그 모두를 잃어버렸다니 이를 어쩌면 좋을까요? 저는 할 수만 있다면 이 여행의 출발로 시간을 되돌리고만 싶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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