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우디의 모든 것, 바르셀로나!
가우디 투어의 모든 것!
여행을 준비했던 사람이면 다들 잘 알다시피, 바르셀로나는 가우디를 빼고는 설명할 수 없는 도시입니다. 가우디를 알기 위해 자유여행을 하시는 분들도 많겠지만 저희는 가우디 투어를 신청하기로 했습니다. 리세우 역에서 시작된 투어는 가우디의 생애를 돌아보며 걷기도 하고, 버스와 지하철을 타기도 하면서 다른 여행자들과 함께 다녔는데요. 자유여행에서 느낄 수 없는 또 다른 재미였습니다. 무엇보다 가이드의 설명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고 유익했거든요. 두고두고 생각해도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가끔 TV에서나 책에서 가우디에 관한 것들이 나올 때면 저는 아직도 자동으로 가이드의 말이 플레이되곤 합니다. 물론 저의 착각이겠지만... 피카소, 미로, 카잘스 등 동시대를 살았던 유명 예술가들도 바르셀로나 시대 곳곳에 있는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면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제 제 눈으로 직접 그 진가를 확인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구엘을 위해 지은 가우디의 첫 작품, 팔라우 구엘.
부유한 기업가이자 그의 가장 큰 후원자가 되어 준 구엘을 위해 디자인한 호화 저택으로 가우디의 초기작 중 하나입니다. 무엇보다 이 건물은 정교한 철제 세공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던 가이드의 설명이 이 글을 쓰면서 다시금 떠오릅니다. 참 신기하죠? 아닌 게 아니라 두 개의 아치 사이에 화려하게 제작된 문의 장식은 지금 봐도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보고 있는 건물이 1800년대에 지어진 것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굉장히 세련되고 멋진 작품이었습니다. 아, 그리고 그 맞은편에는 피카소의 아파트도 있었어요. 당대 최고 예술가의 흔적이 골목 사이에 있다니 신기하더라고요. 그 골목을 걷고 있자니 마치 그 옛날 그들의 모습이 환상처럼 내 눈앞을 지나가는 것도 같았습니다
카사 바트요와 카사 밀라
가우디는 친구 구엘의 저택뿐만 아니라 의뢰인의 요청을 받고 그들의 집을 디자인하고 건축하기도 했습니다. 그 건물들이 지금의 바르셀로나를 상징하는 아름다운 작품으로 남겨졌고요. 그 대표적인 건축물들이 '카사 바트요'와 '카사 밀라'
'카사'는 스페인어로 집을 뜻하니까, 건물명은 바트요 씨 집과 밀라 씨의 집 정도가 되겠네요. 의뢰인들이 왜 그들의 집을 가우디에게 의뢰했는지는 건축물들을 보는 순간 바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미분양 사태가 일어날 만큼 너무 시대를 앞서가는 건축물이기는 했지만 말이죠. 지금도 여전히 누군가 살고 있었는데요, 그 기분이 몹시 궁금하더라고요. 가장 궁금한 건 가격이었고요.
구엘공원
다음으로 우리가 간 곳은 가우디의 오랜 친구이자 후원자인 구엘의 의뢰로 짓게 된 구엘 공원. 구엘 공원은 가우디 건축의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원래는 주거용 목적으로 지어졌지만 자금 문제로 공사가 도중에 중단됐고, 결국 지금의 공원으로 남게 됐습니다. 구엘 공원의 건축물 하나하나가 대단하고 멋지지만 무엇보다 좋았던 것은 가우디가 얼마나 사람을 배려하는 사람인지, 얼마나 자연을 사랑하는 건축가였는지를 느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보기만 아름답고 멋진 것이 아니라 구조나 디자인의 의미 하나하나에 대한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으면 가우디라는 건축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을 겁니다, 아마도!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이제 우리가 그렇게 보고 싶어 했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보게 될 순간입니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TV에서도 많이 봤고, 사진으로도 많이 봐서 대단하다는 건 알고는 있었지만 실제로 보게 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엄청나게 아름다운 건축물이었습니다.
보면 볼수록 왜 가우디 사후 100여 년이 다 되도록 완성될 수 없었는지 이해할 것도 같았지만 한편으론 '한국 건축 회사에 의뢰하면 당장이라도 완성할 수 있을 텐데...'라며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를 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아직 미완성이라는 것이 아쉽고, 가우디의 비극적 죽음이 더욱 안타깝게 느껴지는 순간이었죠. 후세의 힘을 빌려 이 건축물이 다 완성되면 얼마나 더 대단하고 멋있을까... 그저 상상해봅니다.
조금씩 형태를 만들어가는 건물을 보며 그는 자신의 의도와 맞게 잘 진행되고 있다고 회심의 미소를 지을까, 아니면 아둔한 후세의 인간들이 자신의 작품을 다 망치고 있다며 불평하고 있을까? 가우디는 이 교회당이 자연에서 보는 나무와 유사한 구조를 가지기를 원했으며, 건축 당시 고대 그리스의 조각에서 보이는 기하학을 이용하려 했다. 그래서 점점 가까이 가면서 보는 사그라다 파밀리아는 끝이 뾰족한 나무를 밑에서 바라보는 듯한 느낌이 든다.
최상운_나를 설레게 한 유럽 미술관 산책, 최상운
바르셀로나를 다녀온 후 가우디를 더 알고 싶어서 읽은 책에서 발견한 저 문장들은 사실 제가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보면서 했던 생각이기도 합니다. 가우디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요?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태어난 가우디는 세상 어디에도 없는 기상 외한 건물들을 만들어냈습니다.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가우디에게 건축은 전부였고, 모든 것이었기에 건축을 향한 그의 열정은 때로는 사랑이었고 때로는 헌신과도 같았습니다. 그래서 그의 삶은 너무 고독했고, 생의 마지막은 너무 비극적이었습니다. 살아서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던 그의 가치가 죽어서라도 인정받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가 한 인간으로서 행복했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분명한 것은 누구보다 자연을 소중히 생각하고, 사람을 사랑했던 그의 진심으로 탄생한 건축물들이 바르셀로나를 빛나게 만들었고,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도시인 지금의 바르셀로나를 있게 했다는 것입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부지런히 완성되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때를 위해 우리는 약속했습니다. 가우디 사후 100주년이 되는 2026년, 이곳에 다시 와보자고 말이죠. 더 대단하게 느껴질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