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 둘째, 그리고 여섯 살에서 일곱 살로 옮아가는 중인 첫째
45개월 둘째와 62개월 첫째. 두 아이의 개월수를 잊은 지 오래다. 새해가 되면서, 아이들은 각각 다섯 살과 일곱 살이 되었다. 아직 둘째는 유치원을 다녀와서 지치면 고양이 한 마리가 야옹야옹 하듯이, 때로는 아주 처량하게 운다. 씻기 싫어서, 혹은 사탕을 달라고, 그것도 아니면 와서 안아 달라고 운다. 우는 이유를 물어 해결해 주어야 하기 보다는, 그냥 야옹야옹 우는 탓에, 꼭 껴안아주는 것만으로도 족한 나이랄까. 아직 둘째는 어린이 보다는 아기 쪽에 가까운 어디쯤에 있다. 첫째에 비하면 말이다.
첫째는 이제, 색연필 한 다스만 있으면 천하를 다 얻은 자 같이 그 시간에 푹 빠지는 나이가 되었다. 혼자서, 그림을 그리고, 그 그림의 주인공들에, 캐릭터를 부여한다. 혼자 바쁜 나이가 되었다. 더이상 누군가 놀아주어야만 하는 시절을 졸업한 태가 난다. 그림 속 세계의 이야기를 이어가는 재미에 푹 빠져있다. 혼자 놀이가 얼마나 멋진 일인 지 알아가고 있는 첫째. 그런 언니에게 간섭하며, 혼자 놀기 싫은, 외롭고 의존하고 싶은 자의 사랑스러움을 한껏 뿜어내는 둘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