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지다
어렵다
중2 아들의 시험 기간부터 시험 후 결과를 마주하기까지
3주간의 시간이 지옥같다
"지금의 부모들은 공부를 잘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생각을
몸으로 체득한 세대로 자신의 성공을 자녀에게 강요한다"
사회학자 엄기호와 정신의학전문의 하지현은
빠르게 변화하고 패러다임이 변한 세상에서
부모의 사고를 계몽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무한루프: 공부중이라는 푯말들고 모든것을 용납하는 사회는
적자인데 계속 가게를 운영하는 것, 망할 줄 알면서도 계속 운영하는 것"
과 같다고 지적한다
백만푸로 공감이다.
삶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는 말은
방향이 맞다는 전제하에 가능한 것이다
지금 나는 방향을 잃고 늪에 빠진 느낌이다
자기는 PC방에 가는 것도 아니고
게임중독도 아니고
공부도 다른애들보다 좀더 하고 있고
자신의 일은 자신이 알아서 할테니 내버려두라....
는 것이 아들의 논리이다
그냥 두었던 결과는 결과로 인한
상처, 실망감, 낮아진 자존감 뿐이다
아들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지만
"노력의 결과는 점수로만 이야기하는거야"라고
현실에 없는 이야기로 아이에게 폭력을 가하고
"믿을게" 말하고 믿지 못하고
"니 인생은 니가 알아서 사는거지" 말하고 내 인생과 동일시한다
너무 잘 안다...
노력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건
공부든 인간관계든, 사회생활이든
y=a + bx라는 방정식으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다는 것을 너무 잘 알고 있기에
내 말은 내 복잡한 감정의 투사, 언어폭력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사실 치열한 현실에서 앞만보고 달리는 내게
아들이 내게 주는 현실감과 패배감을
내가 받아들이지 못해서 벌어진 상황임을 받아들여야 한다
"행복한 4,5,6등급"
내가 행복하지 않은데
아들만 행복하면 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의 말처럼 공부가 답이 아닌 세상에서
공부만이 답이라고 생각하는
내 생각의 전환이 있기 전에
이 늪에서 빠져나올 방법은 없다
살아야지... 빠져나와야지.....